지난해부터 급증한 주택 분양 물량 하반기 매출 증가로…2023년까지 실적 성장 국면 전망
우리는 늘 건설 업종이 ‘회복–호황–후퇴–불황’의 순환적 흐름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바라본다. 좋을 때 나빠질 것을 걱정하고 나쁠 때 좋아질 것을 기대하는 것이 건설 업종을 바라보는 가장 기본적 접근 방법이다.
이제 막 좋아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주가는 이미 급등한 상태이거나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주가는 계속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게 되는 상황은 모두 이 순환의 관점에서 투자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올해가 절반 이상 지난 시점에서 건설 업종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한 지점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건설 경기의 흐름 속에서 현재의 위치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건설 업체의 실적 개선은 2016년 이후 대부분 매출 성장이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택 분양가 상승, 미분양 감소 등이 역대 최고 수준의 주택 부문 수익성으로 연결되고 있고 해외 부문의 부실이 감소하면서 플랜트 수익성 역시 정상적인 수준이다. 문제는 정상적 순환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게 될 공급 확대가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면서 투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될 ‘사이클 내 현재의 위치’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졌다.
한국 전체 분양 시장은 2015년 52만 호를 정점으로 최근 3년간 30만~35만 호 수준까지 감소했다. 분양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나타난 이례적 공급 감소는 원재료가 되는 토지의 부족과 재건축·재개발 관련 허가 지연 때문인데, 원재료의 부족과 인허가 절차의 강화는 건설 업체가 풀어내기 어려운 부분이다. 대부분의 건설 업체는 수익성이 좋아지고 미분양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해외 부문은 외부의 환경적 문제보다 내부적 전략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2013~2018년 대규모 해외 플랜트 손실을 처리한 건설 업체들이 수익성이 좋아진 이후에도 보수적 수주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다.
올해 주택 공급 확대, 신도시 확대, 신규 택지 공급 재개 등 정책이 발표되고 재건축·재개발 관련 인허가 기준의 완화가 논의되고 있다. 가격의 상승과 실적 개선 시기에는 움직이지 않던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투자의 판단이 ‘더 좋아질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면 지난 5년간 오른 가격에 본격적으로 물량의 증가와 매출 성장이 더해지는 시기가 올 하반기부터다. 건설 업종의 실적은 최소 2023년까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구체적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의 현실화(사전 청약 확대, 토지 공급, 공공 주도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 진행 등)가 진행되는 시기로 보이고 해외 플랜트 역시 유가 상승과 산유국의 생산량 증가에 따른 재원 확보를 통해 가스 플랜트를 중심으로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나타나지 않았던 공급 물량의 증가와 매출의 성장은 하반기 건설 업종 주가 상승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물량의 증가가 가격의 하락 또는 재고(미분양)의 증가로 연결되는 시점까지는 긍정적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의 주가수익률(PER) 밸류에이션은 평균 13배 수준이고 대형 건설 업체는 여전히 7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향후 나타날 매출 성장 국면에서 밸류에이션 상승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의 대형 건설 업체의 주가가 같은 방향성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올 하반기 실적과 인허가 제도 완화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업체는 GS건설(45,100 +0.78%)이다. 상반기 주택 매출 부진과 플랜트 부문 구조 조정의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해 2만7000호 분양(2019년 1만7000호 분양) 현장의 매출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분양 계획은 3만2000호로, 추세적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