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트렌드

패션업계 불황인데, 홈쇼핑 패션 브랜드는 매출 ‘날개’ / 셀렙샵 에디션, LBL, Life better life, 라우렐, 제냐 캐시미어 원단, 셀렙샵 에디션, CJ온스타일, 온라인 단독 상품

마진율은 최대한 낮게…‘가성비’ 초점 맞춘 제품 선보여 소비자 사로잡아

CJ온스타일이 제냐의 캐시미어 원단을 사용해 출시한 재킷. 30분 방송 동안 주문 금액은 5억원에 달했다.

CJ온스타일을 대표하는 패션 자체 브랜드(PB) 중 하나인 ‘셀렙샵 에디션’은 9월 24일 이탈리아 럭셔리 원단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사용한 캐시미어 재킷을 선보였다. 제냐 원단은 구찌와 같은 최상급 명품 브랜드에서 의류를 만들 때 즐겨 쓰는 프리미엄 원단이다. 일반 원단보다 가격이 수십 배 이상 비싼 것이 특징이다.


비싼 원단을 사용한 터라 이번에 선보인 셀렙샵 에디션의 캐시미어 재킷 가격 역시 약 9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에 판매를 시작했는데, 결과는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이날 30여 분 동안 진행된 방송에서 주문된 금액은 약 5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재킷은 겨울 시즌 대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코트와 비교할 때 활용도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해 구매 장벽이 높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목표 대비 200%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패션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홈쇼핑만큼은 예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독자 패션 브랜드들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주요 홈쇼핑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패션 카테고리는 전체 매출의 약 20~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매출 2000억원 넘는 브랜드도 탄생홈쇼핑 독자 패션 브랜드의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홈쇼핑의 독자 브랜드는 크게 PB와 라이선스 브랜드(LB)로 나눠진다.

PB는 단어 그대로 브랜드명부터 제품 생산까지 모든 것을 홈쇼핑에서 자체 제작한 브랜드를 의미한다. LB는 해외 유명 브랜드와 계약하고 상품을 독점 판매하는 것을 뜻하는데, PB와 마찬가지로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등에 홈쇼핑이 관여해 독자 브랜드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주요 홈쇼핑업계의 독자 브랜드는 매년 꾸준히 성장하면서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2011년 첫선을 보인 PB 브랜드 ‘더엣지’가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PB인 ‘LBL(Life better life)’과 단독 론칭 중인 LB ‘라우렐(독일 패션 브랜드)’의 연간 주문 금액이 각각 10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현대홈쇼핑의 상승세도 무섭다. 자체 여성복 브랜드인 제이바이는 매년 3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600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올해 1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독자 패션 브랜드들이 이처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비결은 단연 ‘가성비’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가성비의 비결은 낮은 ‘마진율’에 있다.


통상적으로 홈쇼핑의 독자 패션 브랜드는 의류 생산 공장 등에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제작된다. 한 의류 생산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홈쇼핑 독자 패션 브랜드의 소재 단가는 백화점 등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들과 비교할 때 훨씬 비싸다.


즉, 옷 한 벌 만드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는 셈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가격은 정반대라는 설명이다. 비슷한 소재를 사용했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에서 10만원에 팔 법한 제품을 홈쇼핑에서는 절반 수준에 내놓는다는 설명이다.


“홈쇼핑 패션 브랜드 돌풍 이어질 것”최근 CJ온스타일이 제냐 원단을 사용해 판매한 셀렙샵 에디션의 재킷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제냐 캐시미어 원단은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가 아닌 명품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단인데 보통 이 원단을 사용해 만든 재킷의 가격은 수백만원을 호가한다”면서 “셀렙샵 에디션의 캐시미어 재킷은 제냐 원단을 쓴 상품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착한 가격에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기업들 역시 마진율을 낮게 잡아 상품을 판매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첫째, ‘충성 고객’ 확보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면서 이른바 ‘락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둘째, 홈쇼핑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홈쇼핑에서는 저렴한 제품만을 판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만큼 진짜로 질이 좋지 않은 독자 패션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소재 하나하나에도 더욱 신경을 써 패션 상품을 제작한다.” 한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홈쇼핑 독자 패션 브랜드의 매출 상승세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홈쇼핑 제품들의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맞춰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계속해 독자 패션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CJ온스타일은 10월 말 다시 한 번 제냐의 원단을 사용한 제품을 셀렙샵 에디션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엔 코트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며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롯데홈쇼핑도 겨울 시즌을 맞아 LBL의 주력 상품인 ‘캐시미어 니트’를 앞세워 매출 확대를 노린다. 상품 비율을 지난해 20% 수준에서 30%로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니트뿐만 아니라 스커트와 원피스 등 상품군도 확장할 예정이다.


현대홈쇼핑 역시 독자 패션 브랜드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보유한 브랜드 수를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6개인 독자 브랜드의 수를 올해 안에 11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