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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갇혔던 동굴에서 탈출하는 퀄컴 / 인베스터 데이, 매출 가이던스, 바이크 플러스, 트레드, automotive, 팹리스, 후공정 부품, 하이엔드 제품, 홈트, 트레드

매출 감소로 주가 타격…스마트폰 넘어 차량용 반도체 등으로 저변 확대하며 부활 조짐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참가자들이 퀄컴 제품을 적용한 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바야흐로 해외 주식의 시대다. 반도체 업종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흐름에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서 주도주인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내년에는 퀄컴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의 시가 총액이 지난 5년 동안 14배나 오를 때 퀄컴은 어둡고 깊은 동굴 속에 있었다. 매출이 유의미하게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4년 264억 달러였던 퀄컴의 매출은 2018년까지 줄곧 내림세였다. 2019년과 2020년 바닥 수준을 벗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264억 달러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러한 와중에 퀄컴이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는데, 2019년 열린 이 행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을 비롯한 주식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와 사물인터넷용 제품 솔루션에서 실적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발표였지만 통신 기술에서 5세대 이동통신(5G)이 도입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시장의 의심이 놀라움과 기대로 바뀌었다. 지난 11월 초 퀄컴의 주가는 분기 실적 발표 다음 날 전일 대비 12.73% 상승했다. 퀄컴의 매출 가이던스는 예상을 웃돌았고 휴대전화 분야의 전통적 주력 사업 외에 차량용·사물인터넷용 매출이 탄탄해 전사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퀄컴의 실적 발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통적인 주력 사업이 아닌 곳에서 유의미한 규모의 매출이 발생해 2019년 제시했던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퀄컴의 반도체 솔루션은 미국의 프리미엄 홈트(홈 트레이닝) 기구 판매사인 펠로튼의 ‘바이크 플러스’와 ‘트레드’에 탑재된다. 퀄컴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용 ‘확장현실(XR) 플랫폼’은 50개 이상의 기기에 탑재되고 있다. 퀄컴의 다음 분기(10~12월) 전사 매출 가이던스는 100억~108억 달러로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실적 콘퍼런스콜에 따르면 퀄컴의 내년 1~3월 매출은 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이엔드 제품 공급에 집중하고 있어 제품 믹스가 긍정적이고 모바일 외 사업부의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통적 비수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하고 매출의 계단식 상승이 이어진다는 점이 퀄컴의 주가에 긍정적이다.

퀄컴은 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인 지난 11월 16일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열었고 이튿날 주가는 전일 대비 7.89% 상승했다. 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이후 추가로 열린 행사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던 이유는 퀄컴이 휴대전화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매출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증명했기 때문이다.


행사 질의응답 시간에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특히 관심을 보였던 퀄컴의 사업은 차량용(automotive) 솔루션 사업이다. 퀄컴은 회계연도 기준 2020년과 2021년 관련 사업에서 각각 약 7565억원, 1조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중·장기 목표는 공격적 수준이다. 5년 이내 약 4조1000억원, 10년 이내 약 9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퀄컴의 매출 성장은 특히 서플라이 체인의 지지 기반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미·중 무역 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서플라이 체인의 다변화·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퀄컴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만큼 결국 서플라이 체인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종과 후공정 부품·서비스 업종에서 실적 성장의 기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뿐만 아니라 퀄컴의 수혜주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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