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당근마켓 내부는 그 어느때보다 분주하다.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근마켓 창업자인 김용현 공동대표는 현재 캐나다에 체류하며 현지 사업의 안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를 당근마켓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 그간의 성장 비결과 해외 사업을 확장 계획을 들어봤다.
-창업 초기에도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가 많았다. 어떻게 빠르게 성장했다고 생각하나?
“이용자의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것이 주효했다. 기존의 중고 거래 시장에서 만연하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전문 판매업자를 원천 차단하고 6km 반경에 거주하는 진짜 동네 이웃끼리 직접 만나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설계했다. 실제 가까이에 거주하는 이웃과 소통하며 동네에서 만나 필요한 물건을 빠르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이 좋아해 줬고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점점 멀어지는 비대면 시대에 지역 공동체와 이웃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당근마켓이 특히 많은 이용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캐나다에 채류 중이라고 들었다.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현재 당근마켓은 글로벌 버전 서비스인 ‘캐롯(Karrot)’을 선보이고 영국·미국·캐나다·일본 등 4개국의 주요 440여 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우선은 핵심 서비스인 중고 직거래 서비스로만 심플하게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해 제공하며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한국과 같다. 로컬 커뮤니티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고 각 지역의 문화·환경 등을 파악해 한국처럼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만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위 4개국을 넘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캐롯을 앞세워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지역과 사람을 잇는 글로벌 커뮤니티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전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진출이 너무 이른 것 아닌가?
“아직 한국 시장에서도 계속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까지 시도한 터라 그런 시각으로 당근마켓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타깃을 설정한 것은 진출 시기가 늦어질수록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조급함 때문이었다. 게다가 더 큰 성장을 이뤄 내기 위해선 언젠가는 반드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 낫다고 결론 내렸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단시간에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각 나라마다 생활 양식이나 문화가 다르고 현지 시장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긴 호흡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동네라는 키워드에 집중한 당근마켓의 로컬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도 성장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북미나 유럽에서는 이웃끼리 저렴하게 물건을 사고파는 ‘창고 세일 문화나 플리마켓 등 지역 내 중고 거래와 나눔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캐롯을 통해 이런 니즈를 온·오프라인으로 연결해 준다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공연하고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는 것을 보며 한국 문화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기술과 문화가 통합된 글로벌 스타트업이 하나쯤 탄생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 첫째 주인공이 당근마켓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