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트렌드

강다윗 한바이오 회장 “1~2년 안에 세포 활용한 모발 재생 기술 나옵니다” / 첨단 재생 바이오법, NK 면역 세포, 줄기세포, 항암 세포 치료제, GMP, C형 간염, 한모바이오, 모유두 세포 대량 배양..

약력 : 1972년생. 2000년 동국대 전산통계학과 졸업. 2003년 큐마트솔루션 대표. 2014년 에이에프투지 대표. 2015년 한국빅터크라운 대표. 2019년 한바이오그룹 회장(현).

탈모는 인류가 풀지 못한 오랜 과제 중 하나다. 관련 케어 제품 등이 출시돼 있지만 탈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증상이 시작되지 않은 유전성 잠재 환자를 포함한 한국의 탈모 환자 수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자기 머리카락의 뿌리를 미리 보관했다가 모판에 모를 심듯 원할 때마다 이식할 수 있다면 어떨까. 세계 최초로 모발 1모를 최대 3만 모로 대량 배양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한모바이오의 사례는 이 같은 엉뚱한 상상에서 비롯됐다.
강다윗 한바이오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첨단 재생 바이오법’이 시행되면서 한국에서도 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올 하반기 대규모 임상 시험을 시작해 1~2년 안에 세포를 활용해 모발을 재생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모발을 대량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들었습니다.
“모발의 뿌리인 모근에는 주머니 형태의 모낭이 있습니다. 이 모낭에는 모유두 세포 약 3000개가 뭉쳐 있죠. 모유두 세포는 일종의 모발 씨앗이에요. 모세 혈관을 통해 혈액에서 영양분을 흡수해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모발의 성장과 굵기 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세포죠.
한모바이오는 모발에서 모유두 세포를 추출해 최대 3만 모까지 대량 배양하는 데 성공해 모유두 세포 분리 및 대량 생산 기술로 지난 2월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모유두 세포를 이식하면 없던 모발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첨단 재생 바이오법이 시행되고 2차 실시 기관 지정도 진행 중인 만큼 올 하반기 관련 임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임상 환자 본인의 모유두 세포를 자신에게 주입하는 방식인 만큼 인체 거부 반응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고 상용화 시점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나아가 궁극적 목표는 타인의 세포로도 인체의 거부 반응 없이 모발이 자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첨단 재생 의료는 뭡니까.

 

“유전자 치료 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살아있는 세포를 이식해 손상된 인체 조직을 재생함으로써 질환을 완치하는 차세대 의료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근본적 치료법이 없는 희귀·난치병 등을 치료하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초 서울대병원 등 전국 22개 상급 종합병원을 1차 첨단 재생 의료 실시 기관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들 의료기관을 통해 세포 치료제 등의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4월에는 병·의원급을 대상으로 한 첨단 재생 의료 실시 기관 신청·접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6년 전만 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세포 보관 사업만 해 왔는데 이제는 관련 임상을 지정 의료기관들과 시작할 수 있게 됐죠.”


-세포 보관 사업을 이미 하고 있다고요.
“한바이오그룹은 총 4개 회사로 구성돼 있는데 2015년 한바이오의 모회사인 한국 빅터크라운을 세우고 2019년 1월 한바이오를 설립해 혈액 속 NK 면역 세포와 줄기세포를 배양·보관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NK 면역 세포는 퍼포린 단백질을 분비해 암세포에 구멍을 내고 ‘그랜자임’이라는 효소를 주입해 암세포의 증식·전이·재발을 억제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또한 첨단 재생 바이오법이 시행되면서 NK 면역 세포를 활용한 항암 세포 치료제 등의 개발이 가능해졌어요. 줄기세포는 인체 내 손상된 세포나 혈관을 재생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한바이오는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50cc의 지방 조직으로 4주 안에 약 15억 셀까지 배양할 수 있는 대량 증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유두 세포 대량 배양 기술의 원천 기술이죠.


2019년 4월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바이오 유전자를 출범시켰습니다. 세계 최초로 모유두 세포 배양 기술을 개발하면서 지난해 4월 세운 회사가 한모바이오입니다.
한모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경기 군포에 의약품 생산 국제 기준(GMP) 시설을 설립하고 모유두 세포를 보관하는 서비스를 한국 최초로 출시했습니다.”


-모유두 세포를 어떻게 보관합니까.
“세포 보관을 희망하는 소비자에게 우선 방문 검진 채혈을 통해 C형 간염과 매독 등의 감염성 질환 보유 여부를 확인한 뒤 두피 조직을 채취합니다. 채취는 지정된 병원에서 약 30분간 진행됩니다. 두피 조직에서 분리한 모유두 세포는 한모바이오의 GMP 시설 내 섭씨 영하 196도 질소 탱크에 보관하게 됩니다. 향후 보관자의 필요에 따라 해동 또는 시술이 가능합니다.


보관료는 50~100모 분량의 모유두 세포를 40년 보관하는 기준으로 480만원입니다. 약 200명의 고객을 확보했어요. 건강한 세포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넉넉히 보관해 두는 방식입니다. 모유두 세포를 활용해 모발을 재생하는 기술이 상용화하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죠.”


-모유두 세포 배양 기술 개발을 시도한 계기가 있습니까.
“저도 탈모가 심해 늘 고민이 많았습니다. 2019년 가을께 머리카락이 더 빠지기 전에 모발 세포를 보관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지금은 한모바이오 대표가 된 당시 윤정인 소장에게 NK 면역 세포와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발 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이후 윤 대표가 관련 초기 연구 논문을 뒤져 모유두 세포의 존재를 처음 발견하게 됐습니다. 회사가 지닌 세포 배양 기술력을 가지고 모유두 세포를 배양하는 시험을 하게 된 계기입니다.
제 두피 조직을 가지고 시작했죠. 평소 자주 다니던 병원에 의뢰해 두피 조직을 채취한 뒤 실험을 시작해 불과 몇 개월 만인 지난해 1월 모유두 세포의 대량 배양에 성공했습니다.”

(사진) 강다윗(오른쪽) 한바이오그룹 회장과 윤정인 한모바이오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승재 기자

개발 과정이 의외로 순탄했던 것 같습니다.
“한모바이오그룹은 규모는 작지만 세포 배양 기술은 한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그 기술력이 대량의 모유두 세포를 배양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기존 연구진이 모유두 세포 대량 배양에 실패한 이유는 세포 분리 과정에서 화학 약품을 사용하거나 저산소 용법을 적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초기 배양 단계부터 약품 등에 의해 활성도가 떨어져 있는 세포를 활용했기 때문에 대량 배양이 쉽지 않았던 겁니다.
반면 한모바이오는 초핑 분리 기술을 바탕으로 대량 배양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초핑 분리 기술은 두피 조직을 채취한 뒤 약물이나 화학적 첨가물 없이 모유두 세포를 분리하는 자체 기술입니다.
제 모유두 세포부터 배양해 보관한 만큼 자체적으로 임상을 이미 시작한 상태입니다. 세포를 두피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 등 13개 방법으로 시작해 최근 가장 최적화된 세포 주입 방식을 찾았고 나름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기업공개(IPO) 계획은 없습니까.
“이르면 2023년께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모바이오와 한바이오를 각각 동시에 상장할 계획입니다. 모유두 세포 대량 배양 기술에 대해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