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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트렌드

AI 기술에 무한 기회 제공하는 메타버스 /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 블록체인 서울, treadmill, haptic suit, scholarship, reinforcement learning, HCI

AI 연구와 적용에 최적의 환경, 비용 절감까지…새 패러다임 선도해야

10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블록체인 서울'에서 참가업체 관계자가 VR훈련 시뮬레이터를 시연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던 학생들의 전유물이었던 온라인 가상 세계는 이제 모든 재택 근무자들의 현실이 됐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쳐 만든 단어다. 메타버스를 가상현실(VR)과 동일한 개념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VR은 메타버스의 일부에 불과하다. 물리적 지구와 가상 세계가 실감기술을 활용해 융합된 현상 자체를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
메타버스를 보다 잘 이해하고 싶다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추천한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제한된 실제 공간에서 고글·헤드셋·글러브 등으로 구성된 햅틱슈트(haptic-suit)를 착용해 외부 자극을 몸으로 느끼고 트레드밀(treadmill)을 이용해 공간 이동 없이 몸을 움직이며 3차원 가상 세계 오아시스(OASIS)를 자유롭게 탐험한다.


이 영화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 세계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 영화 속 사람들은 현실에서 일하지 않는다. VR 게임이 그들에겐 곧 일이다.


사람들은 하루 종일 가상 세계에서 시간을 보낸다. 가상 세계의 참여자들은 현실 세계에서 보다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게임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현실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원하는 회사가 없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각자의 능력을 사용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커뮤니티 상에서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상에선 현실과 가상 세계는 거의 하나로 받아들여지며 일부 사람들은 오히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상 세계를 현실보다 아름답고 희망차다고 느낀다.


영화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가상 세계의 재화가 현실 세계와도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이 게임 속 1차 미션을 통과하고 상금을 받아 아이템을 구매하니 현실 세계의 주인공에게 배달된다. 또한 가상 세계에서 재화를 획득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대기업이 있고 어떤 유저들은 VR에서도 과도한 빚에 허덕이고 가상 세계 속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도 그려진다.


물론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3년 전 이 영화가 처음 개봉됐을 때와 지금은 영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우리의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는 현재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실제로 가상 세계가 현실의 경제 시스템과 연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라는 게임은 가상 세계에서 얻은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재화를 블록체인 거래소에서 판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실제로 필리핀 사람들은 이 ‘액시 인피니티’의 스칼러십(scholarship) 프로그램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는 가정들도 많다고 한다. 필리핀의 일반적인 임금이 10만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이 게임을 통해 버는 수익인 10만~50만원의 수익은 그들에겐 파격적인 수준이다.

메타버스에 구현된 학교 취업박람회장. 지난 9월 1~15일 6개 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 박람회엔 총 8518명이 참가했다.

전환기 맞은 교육, 메타버스로 더 큰 기회

 

이처럼 이미 다양한 영역에 적용돼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는 메타버스를 교육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이미 대학 입학식, 기업체 신입 사원 교육 등 주로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던 활동들이 언택트(비대면) 소통의 확산으로 메타버스 공간으로 이동했다. 순천향대는 2021년 신입생 입학식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했고 신입생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낸 아바타로 입학식에 참석해 가상 공간에서 교수·동기와 첫인사를 나누고 신입생 선서를 했다.


모두가 인지하듯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교육 산업은 큰 전환기를 맞았다. 오프라인 강의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옵션이 되면서 인터넷 강의 시장이 확대됐지만 인터넷 강의는 기존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 환경으로 옮겨온 것일 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독려한다거나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실시간으로 학생의 상태를 분석하고 반응하고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만약 여기에 메타버스를 접목한다면 훨씬 효과적인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HCI) 디자인이 가능해 더 큰 몰입과 학습 효과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 기업인 로블록스는 지난 3월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메타버스 경제의 신호탄을 알렸다. 또한 페이스북은 이제 소셜 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올해 약 1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메타버스의 확장은 AI 기술에 더 큰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메타버스는 AI가 살아가기에, 다시 말하면 연구하고 적용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실제 육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과 같이 행동하는 로봇 육체를 만들기 위해선 상상을 초월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AI 연구 회사인 딥마인드도 로봇이 아닌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AI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시뮬레이션이 중요한 학문이다. 마치 딥마인드가 바둑과 ‘스타크래프트’를 정복했듯이 가상 세계는 AI에 최상의 연구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바뀐다. 이에 맞춰 우리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용해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인지, 도태되고 말 것인지는 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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