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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드리운 K뷰티, LG생건, 아모레의 승부수는? / 황제주, 뷰티주, 에스티로더, 오휘, CNP, 피지오겔, 유시몰, 알틱 폭스, 광군제, Winning Together, 웰니스, 더마

‘럭셔리’ 내세운 LG생건, ‘더마’ 강화 나선 아모레…중국 소비 침체는 양 사 모두 난관

한 주의 시작과 함께 양대 뷰티사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원)’로 한국 주식 시장의 대표적인 우량주였던 LG생활건강은 100만원대 주가가 무너지면서 개미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1월 10일 LG생활건강은 9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 또한 52주 만에 가장 낮은 14만4000원을 찍었다. 양대 뷰티주의 주가 하락으로 뷰티주 전체가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뷰티주의 부진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년 수준에 못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본격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증권가는 올해 뷰티사의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목표 주가를 연달아 하향 조정했다.

중국발 부진으로 패닉에 빠진 뷰티주

 

‘뷰티주 패닉’을 몰고온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시장의 부진이다. 지난해 전체 중국 화장품 시장의 32%를 차지하는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프랑스 뷰티 브랜드의 점유율이 한국 브랜드들을 앞질렀다. 중국 소비자들이 ‘후’보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을 더 많이 찾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브랜드인 이른바 ‘C뷰티’의 인기도 높아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내 화장품 생산 기업만 5447개에 달한다. 이들은 합리적 가격을 내세워 중국 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 상위 10대 브랜드에 중국 상메이(7위), 바이췌링(9위), 쟈란(10위)이 잇달아 진입하며 5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의 전반적인 소비 위축도 한국 화장품 기업들엔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경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화장품 소매 판매가 큰 폭으로 둔화됐다. CEIC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중국 소매 및 화장품 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5% 증가에 그쳤다.


중국 시장의 부진은 지난해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특히 뷰티 기업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 매출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인데다 중국 현지 사정까지 악화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LG생활건강의 매출액을 2조1000억원, 영업이익을 2500억원으로 전망하며 면세 채널의 부진을 예견했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매출에서 면세가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고마진 채널이기 때문에 이익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종전 실적 추정치 대비 면세 매출액은 1000억원 감소, 영업이익도 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미에서 럭셔리 마케팅 나설 LG생건

뷰티 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신년 전략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디지털’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아모레퍼시픽은 ‘라이프 뷰티’에 중점을 두는 전략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1월 3일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2022년은 ‘리얼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는 한 해로, 경제 정상화로 가는 마지막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 고객 가치에 집중하고 모든 고민과 실천이 고객 가치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 부회장이 꼽은 2022년 LG생활건강의 중점 전략은 뷰티 사업 역량 집중, 북미 시장 중심의 해외 사업 확장,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이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는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 ‘후’는 천기단 라인에 이어 최상위 환유 라인과 천율단 라인을 집중 육성해 럭셔리 포지셔닝을 더욱 강화한다. 또 ‘숨’, ‘오휘’, ‘CNP’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는 한편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피지오겔’, ‘유시몰’, ‘리치’, ‘알틱 폭스’ 등 글로벌 인지도를 보유한 브랜드를 활용해 세계 시장을 개척한다.

 

지난해 중국 시장이 주춤하긴 했지만 ‘후’는 여전한 LG생활건강의 ‘믿을맨’이다. 지난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 ‘후’의 브랜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중국 현지에서 ‘후’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전반적인 중국 화장품 시장의 침체는 새로운 위협 요인이다. 이에 대비해 LG생활건강이 점찍은 새로운 시장은 ‘북미’다. 차 부회장은 “진정한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이룬 ‘후’ 브랜드의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브랜드 콘셉트와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북미 고객들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채널 면에서는 리치 인수를 통해 확보한 오프라인 리테일러와의 관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난해 인수한 알틱폭스의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더마 화장품 시장 강화 나선 아모레

LG생활건강이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고객의 일상에 파고드는 ‘라이프 뷰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2022년 시무식을 통해 “새 시대 고객이 원하는 ‘뉴 뷰티’를 선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 회장은 1월 3일 신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통적 뷰티의 영역을 넘어 일상 전반을 포괄하는 ‘라이프 뷰티’로 업을 확장하고 ‘디지털’ 기술로 개개인에 맞춘 최적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위닝 투게더(Winning Together)’를 경영 방침으로 세우고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 등 3대 추진 전략을 실행한다.


서 회장은 강한 브랜드를 완성하기 위해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하고 성장을 견인할 엔진 상품 육성에 집중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빠르게 반응하면서 더마(피부과학)와 웰니스(웰빙+건강+행복) 등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의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마와 웰니스는 최근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일상생활에서 면역력 등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 산업군에서 더마와 웰니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 시장에서도 더마 화장품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의약품 브랜드들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곳도 늘어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더마 화장품 강화를 지속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6월 그룹 계열사인 에스트라를 흡수·합병했다. 에스트라는 병의원 유통을 기반으로 한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더마코스메틱 전문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 역량과 에스트라의 브랜드 파워가 시너지를 창출해 한국의 더마 시장 선점은 물론 해외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을 통해 에스트라가 위탁 생산하던 건강기능식품의 판매·마케팅·생산 기능이 통합되며 사업 실행 속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저자극 스킨 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의 지분을 확보하는 투자 계약도 체결했다. LG생활건강에 비해 외부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아모레퍼시픽의 투자 소식은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3년 설립된 코스알엑스는 ‘오리지널 클리어 패드’, ‘아크네 패치’ 등 기능성 스킨 케어 상품을 연달아 히트시킨 K뷰티의 신흥 강자다. 코스알엑스 투자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기능성 화장품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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