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진학하기
고교 유형을 막론하고 자연 계열에서 ‘공부 좀 한다’라는 학생들이 관심을 두는 전공이 있다. 바로 ‘의과대학’이다. 본인 스스로는 자연과학이나 공대 진학을 원해도 주변의 권유로 관심을 두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할 정도로 의학 계열은 최고의 선호도를 나타내는 학과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의학 분야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고귀한 직군이다. 따라서 그에 걸맞은 능력과 인격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며 높은 진입장벽을 뚫기 위해 밤낮으로 학업에 매진해야 한다.
서울 9개 의대 학생부 종합, 지방 28개 의대 학생부 교과전형 위주 선발
올해 서울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9개 대학에서 총 862명을 뽑는다. 수시에서 544명, 정시에서 318명을 각각 모집한다. 제일 많이 선발하는 전형순으로는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433명, 정시 일반전형 318명, 수시 논술전형 77명,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 34명 순이다.
올해 지방의 28개 의대에서는 수시에서 1,260명, 정시에서 795명 등 총 2,055명을 선발한다. 수시에서 전형별로 세분해보면 학생부 교과전형 726명, 학생부 종합전형 467명, 논술전형 67명 등 총 1,260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61.3%다. 정시모집에서는 총 795명을 선발해 전체 모집인원의 38.7%를 뽑는다. 서울 9개 의과대학이 ‘수시 : 정시 = 63.1% : 36.9%’를 선발하듯 지방 28개 의대도 수시 선발 비중이 61.3%로 높다.
서울의 의대들이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데 비해 지방 의대들은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726명을 선발해 학생부 종합전형 467명보다 259명이 더 많다. 이는 학생부 교과전형을 조금 더 선호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과 지방 의대 모두 수시 선발 비율이 높지만, 위와 같이 서울은 학생부 종합전형, 지방은 학생부 교과전형의 선발 비중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는 서울 의대들은 최상위 성취도를 지닌 수만은 지원자 중 고교 유형에 따른 유불리를 배제하고, 활동 분야의 우수성까지 확인하며 합격자를 선별할 수 있는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에 필연적으로 더우 매력을 느낄 것이다. 지방 의대는 국립대학과 경기권의 가천대, 아주대, 인하대, 대학 규모가 큰 울산대, 한림대, 원광대, 조선대를 제외하면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의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학생부 교과전형 위주의 선발을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특이사항으로는 의대 진학을 위해 수능에만 집중했던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이율배반적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버린 대학들이 올해는 더욱 많이 등장했다.
그동안 수능성적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의과대학 진학 길이 막혔던 수험생들은 이러한 특이 현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입시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서울대 의대는 서울대 일반전형 75명, 성균관대 학과 모집 전형 25명, 연세대 면접형 전형 28명, 활동우수형전형 55명, 가톨릭대 가톨릭지도자추천전형 2명, 고려대 계열적합전형 18명, 한양대 학생부 종합전형 36명, 논술전형 9명, 중앙대 다빈치형인재전형 10명, 탐구형인재전형 10명, 경희대 네오르네상스전형 55명 등 8개 대학 12개 전형으로 총 323명이나 된다. 이는 서울에 있는 의대 총 선발인원의 37.4%나 된다.
내신과 수능 모두 최상위 성취도 필요
의학 계열 지원의 기본 요건으로는 최상위 학업성취도를 꼽을 수 있다.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신입학선발 전형 모두 수시와 정시의 기본 선발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수시는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 정시는 수능을 통한 기본적인 선발구조와 같은데 흔히 메이저 의과대학이라고 칭해지는 대학과 서울에 있는 의학과 선발 대학의 수시 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대학, 전형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대학은 수능 2~3개 영역에서 1등급 취득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내신 성적뿐만 아니라 수능성적관리에도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
정시는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표준점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시험 난이도에 다라 입시 결과가 탄력적으로 반응하지만, 대략적인 백분위 평균을 기준으로 지방에 있는 의예과는 96.5% 이상, 서울과 주요 의대는 98.5% 이상의 성적대가 형성된다. 이는 1~2문제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성적 차이기에 정시 의대 진학은 결국 만점을 기준으로 ‘누가 실수를 덜 했는가’의 경쟁임을 인식하고 학업능력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같은 수많은 변수를 고려한 철저한 시험 준비가 필요하다. 치의예과는 이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그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의예과는 대략 백분위 평균 94% 수준부터 진학에 도전해 볼 수 있다.
의대 진학에 필요한 비교과는?
의과대학 진학을 위해 특별히 수행해야 하는 비교과 활동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신 외에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의학 계열의 특성상 오히려 일반학과보다 실질 경쟁률이 낮기 때문에 비교과 관리는 오히려 수상, 인성, 독서 등의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과 탐구심이 드러나는 세부능력과 특기사항 및 동아리 활동 기록도 특별히 차별화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의사를 꿈꾸는 학생의 기본 덕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의학 계열 합격자들의 비교과를 살펴보면 ‘의학 분야에 괄목할 만한 성취를 거두었다’기 보다는 ‘일반적인 학생과 같은 활동을 했음에도 전반적으로 주도성과 적극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드는 편이다. 거창한 활동을 기획하기보다는 현재 진행하는 활동에 깊이를 더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우선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