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증가의 덫, 금값 고공행진은 언제까지?
달러인덱스 급락, 금값 급등-추후 달러화 하락 계속될 듯
금값이 5년래 최고치를 찍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금값은 달러인덱스 하락 등 각종 요인으로 인해 시장에서 1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1트로이온스당 8.20달러(0.43%) 오른 1897.30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5년래 최고치이며, 지난 2015년 12월 18일 1트로이온스당 1050.80달러 대비 2배 가격에 근접했다.
금융에서 금은 기축통화인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달러와 금은 역(逆)상관관계를 보인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금값이 내리고, 달러화 가치가 내리면 금값이 오른다. 상반기 달러화 가치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금값 역시 롤러코스터를 탔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됨에 따라 시중의 유동성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저금리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5차 경기부양책까지 예고돼 달러화 가치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 자금은 유동성이 증가하면 위험선호 심리가 늘어나 증시로 몰리게 마련이지만, 오히려 안전자산인 금으로 쏠렸다.
이 같은 금값이 오르는데 미국 달러화 약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3월 19일 1년래 최고치인 103.60을 찍은 이후 추락을 계속해 4개월여 만에 94.38까지 내려왔다. 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미국 경기 역시 회복 전망 마저 불투명해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시 재점화 조짐을 보이는 미중 무역분쟁 역시 달러화 하방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상호 영사관 폐쇄 조치에 이어 기존 무역합의안 마저 파기될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중국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며 내수 중심 경기 회복을 달성한 반면, 미국은 여전히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상 연구원은 "금값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금값은 5.1% 상승하면서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섰다. 금값 급등은 미중 갈등 증폭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증가, 달러화 약세에 따른 헤지 수요가 결합한 영향으로 평가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상현, 이상 연구원은 "지난주 달러화 약세 흐름이 강화됐지만, 유로화 상승세가 이어졌다"라며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미국 경기회복세 둔화 우려는 증폭된 반면, 유로 지역은 EU 경제회복 기금 합의 및 7월 제조업 및 서비스 PMI 서프라이즈로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가 낮아지는 저(低)달러 속에서 추가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이는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달러화는 미국 5차 경기부양책에 따라 추가적인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7월 FOMC와 2분기 미국 GDP 성장률 발표에 따라 달러화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