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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들어선 코로나19, ‘백신 전쟁’의 막 오르다-2부 / 아스트라제네카, 코백스, 감영볌예방혁신연합, SK바이오사이언스, AZD1222, 이재갑, 묵현상, K방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화이자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 백신 가격 논란


개발이 완료돼도 백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있을지가 문제다. 세계 인구인 78억 명에게 공급하기에는 백신 생산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약육강식의 냉혹한 국제 현실에서 강대국 중심으로 백신을 확보하는 가운데 이대로라면 저소득 국가에 대한 공급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한 배분 문제가 국제적 딜레마로 떠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책정도 논란거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명당 8달러에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32~37달러 사이에서 공급 가격을 책정했다. 이들이 만드는 백신은 2회분을 투여해야 항체가 충분히 생길 가능성이 높아 실제 부담은 2배로 늘어난다. 한국만 해도 감당할 수 있지만 가난한 국가들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이다. 백신이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다는 주장과 경제적 가치의 논리 사이에서 눈치 게임이 일어나고 있다.


각국이 연합체를 만들어 대응하는 노력도 나온다. 백신에 대한 신속하고 평등한 보급을 목표로 하는 코백스(COVAX facility)에 가입하면서다. 코백스는 WHO·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이 추진하는 코로나19 백신 공급 협의체다. 참여국들이 백신 개발비를 분담하고 추후 백신이 개발되면 각국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백신을 구매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미국·영국·독일·중국 등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거나 선구매를 통해 물량을 확보한 곳을 제외하고 100여 개 국가들이 참가 의향을 밝히고 있다. 한국 정부도 코백스 가입 의향서를 제출했다.

글로벌 백신 전쟁에서 한국 정부의 전략은 ‘투 트랙’이다. 해외에서 개발되는 백신 가운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속히 들여오는 한편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자체 개발 노력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보된 물량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도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임상 1상에 들어간 제넥신을 제외하고 아직 임상 계획을 세우는 단계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일부를 국내에서 위탁 생산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보건복지부·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인 ‘AZD1222’의 국내·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 임상 시험이 진행 중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후보 중 유력한 주자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백신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 어떤 백신을 선택하고 어떻게 확보할지, 누구에게 먼저 접종할지 등에 대해 논의와 결정을 해야 하는 때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 6개월 사이 백신을 둘러싸고 글로벌 이합집산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한정된 재정으로 미국과 유럽을 상대하면서 백신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전 세계의 임상 결과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가 끝나기 전에 과감히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은 “코로나19의 방역 면에서는 ‘K방역’의 선진 사례를 보여줬지만 백신 분야에서는 그동안 연구·개발(R&D) 등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아 리딩이 불가능해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백신 플랫폼 개발과 생산 시설 확충 등에 투자하고 적어도 품목 허가를 받을 때까지는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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