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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한국관광공사는 OTA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다양한 안전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김석 센터장은 “OTA가 쿠폰에서 부담하는 1만원도 최대 50%를 숙박시설이 부담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한편, 실제 프로모션이 가동될 경우 OTA를 위한 별도의 지원 프로모션도 준비하는 중”이라면서 “이번 프로모션은 OTA의 매출 증대는 물론 9월 및 10월 비수기를 원만하게 넘길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다만 쿠폰 배분에 실패하거나, 상황에 따라 OTA도 금전적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점은 한국관광공사도 인지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OTA도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이번 프로모션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일종의 고통분담 성격도 있다”면서 “앞으로도 OTA와 숙소 등과 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OTA “제 살 깎아먹기식 쿠폰” 반발
쿠폰의 배분을 적절히 배합하면 OTA도 매출 증진을 노릴 수 있고, 이 외에도 다양한 상승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관광공사의 주장이다. 그러나 OTA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이번 프로모션으로 역마진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에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말대로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4만원 할인쿠폰이 80만장으로 책정되어 있지만, 이 역시 카드결제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역마진이라는 주장이다. 3만원 할인쿠폰보다는 상황이 낫겠지만, 4만원 할인쿠폰도 결국은 ‘제 살 깎아먹기’라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해당 프로모션에 정상 참여했을 경우 4만원 할인쿠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1년 영업익의 20%가 허공에 사라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역마진 규모가, 예상되는 수준의 절반만 되도 코로나 극복이라는 좋은 취지로 버텨보려고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로모션을 통해 여행업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한국관광공사의 주장에는 “일정정도 사실”이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모텔 등 낮은 가격의 숙소가 아직은 OTA의 주력인 가운데 아무래도 3만원 할인쿠폰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상황이 정말 어려워 진다”고 하소연했다.
OTA가 1만원 할인부담을 100% 끌어안는 것이 아니라 숙박시설에 최대 50%를 부담할 수 있지만, OTA 업계는 현실과 동 떨어진 주장이라 비판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숙박업체들도 어려운데 OTA 입장에서 제휴사인 숙박업체에 최대 50%를 부담하라고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대부분의 OTA가 1만원 할인부담을 모두 끌어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관광공사가 OTA에게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광고비 인하 등을 권고하자 "아예 죽으라는 말이냐"는 격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대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OTA를 대상으로 ‘무언의 압박’을 넣는 장면이 연출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사업을 살리자는 취지는 좋지만, 정부가 OTA 관계자들을 일괄적으로 불러 위에서 아래로 찍어 내리듯이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있어 불만들이 상당히 크다”면서 “OTA 입장에서는 경쟁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프로모션에 자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참여하면 막대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지금 상황이 정상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