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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승승장구, 유럽, 중국 견제 나섰다.-2부 / CATL, SNE리서치, 전기차, LG화학, 테슬라, 일론머스크, 셀모듈, 저가 공세, 코로나19, 배터리 대란, BMW, 폭스바겐, 르노, 바르타, 잘츠기터

2부

다만 EU 또는 유럽 각국 정부의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은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제도적 책임도 일정 부분 포함했으나, 아시아 배터리 업체들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가 주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BMW·폭스바겐·르노 등 대표적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대부분 유럽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는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권 업체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1~10위는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래 한중일 업체들이 모조리 석권해왔다.

미래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는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데다 배터리가 전기차 생산 비용 중 40~5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인 부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아져 가는 상황을 마냥 좌시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앞으로 '배터리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 확보를 위해 현지 생산 기지 건설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 CATL
다만 중국의 배터리 굴기는 그 자체로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CATL은 K-배터리가 "장기적으로든 단기적으로든 당면한" 실체적인 위협이라는 평가다. 원가 절감을 꾀하는 완성차 업계의 입맛에 맞춘 '저가' 매력을 갖췄으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배경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하반기부터 배터리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는 '압도적' 1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턱밑까지 쫓아오는 치열한 추격전이 반복되고 있다.

SNE리서치가 집계한 2020년 상반기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LG화학과 CATL의 격차는 단 1.1%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기간 뿐 아니라 LG화학이 한국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선 지난 1분기부터 1~4월·1~5월 누적치까지 1·2위는 늘 근소한 차이로 갈려 왔다.

이러한 와중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CATL과의 연결 고리를 튼튼히 하면서, 업계에는 사뭇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재 40%에 달하는 중국산 배터리의 비중을 80%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자연스럽게 중국 스타일의 전기차 배터리 트렌드의 확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테슬라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전기차인 모델 3의 배터리 납품사가 기존의 LG화학과 일본 파나소닉에서 CATL 등 현지 업체들 위주로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아울러 CATL은 테슬라와 함께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체 다임러가 성명을 통해 CATL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출시될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EQS의 배터리 셀·모듈 등부터 전체 배터리 시스템과 R&D에 이르기까지, 배터리 전반에 걸쳐 CATL과 협업하겠다는 설명이다.


다임러는 우리나라의 LG화학 및 SK이노베이션 등과도 공급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특시 CATL과의 동맹을 공식적으로 강조한 것은 기존 납품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낄 만한 부분이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CATL 배터리의 투입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원가 절감 뿐 아니라 중국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계산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 침체 국면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비교적 견조한 내수와 규모가 이어지고 있으며, 당국 정부가 현지 배터리 업체들에 전폭적 지원을 쏟는 데 따라 정책적 수혜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판을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입지가 축소될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우선 테슬라나 폭스바겐 같은 자동차 업체들이 공급선 다변화를 꾀하는 것처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고객사를 여럿 유치하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하다. 여기에 테슬라의 경우 제조 단가 절감 전략으로 일반 전기차 모델에는 CATL 배터리 적용 비중을 높이되 긴 주행 거리에 주력한, 즉 배터리 수명·성능 등이 중요한 모델에는 변함 없이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이 주된 핵심인 중국 업체들을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으로 압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라는 경고도 여전하다. 특히 CATL이 이르면 2021년 한국 배터리사들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지금이라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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