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과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시행 합의문 서명식 체결”
“한국관광박람회 6월 29일 개막”
“1차 이상 접종자는 실외에서 마스크 없이 산책 운동 가능”
하반기 가슴 뛰는 뉴스들이 속속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년여 간 얼어붙었던 여행 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여행이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실제 예약률이 높지는 않지만 문의가 많아지고 있어요. 본인이 여행 가능자가 맞는지, 언제부터 출발할 수 있는지, 도착지 상황이나 안전 여부를 물어보는 이들이 많아요.” 최근 여행사에 고객의 전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입국자 격리를 면제하는 여행안전권역인 ‘트래블 버블’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막혔던 하늘길이 뚫릴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예약 확정보다 문의에 그치고 있지만 여행업계로서는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사이판, 7월 말부터 여행 문 열다
첫 포문을 연 것은 사이판이다. 국토교통부는 6월 30일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인 사이판과 여행안전권역을 의미하는 ‘트래블 버블’ 시행 합의문 서명식을 진행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단체 여행객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되 지정된 숙소와 사전 방역을 완료한 관광지만 이용하도록 한 게 합의문의 골자다.
양국 간 합의 내용에 따르면 철저한 방역 관리를 위해 여행객은 양국 국적자·가족 등으로 자국 보건 당국이 승인한 백신 접종을 완료(화이자·모더나·AZ는 2차, 얀센은 1차 접종 후 14일, 한국과 사이판 동일)하고 14일이 지난 단체 여행객이어야 한다.
또 자국 보건 당국에서 발급한 예방 접종 증명서와 출발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지녀야 한다. 또한 현지 도착 당일 코로나19 검사와 지정된 호텔 객실 내에서 대기한 뒤 음성이 확인되면 본격적인 여행에 나설 수 있다.
북마리아나제도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83명으로, 그중 147명은 해외 유입자이고 내부 확진자는 36명에 불과하다. 백신 2차 접종 완료자는 전체 인구의 63%다. 이번 합의에 따라 실제 여행이 가능한 시기는 현지 방역 조치 사전 점검과 여행사의 모객을 위한 준비 기간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7월 말∼8월 초로 예상된다.
한국 항공사들도 운항 일정을 확정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 24일부터 사이판 노선 운항을 주1회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노선 중단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6월 8일 사이판 노선을 재개했다가 잠정 중단했지만 7월 24일부터 다시 운항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도 연이어 재개 날짜를 확정했다.
여행사들도 상품 준비와 홍보에 나서고 있다. 모두투어는 항공사 운항 일자에 맞춰 7월 24일부터 주 1회 운항하는 사이판 여행 상품을 출시해 모객 중이다. 추석과 설 연휴를 겨냥해 특별 전세기도 운영하는 등 사이판 관광 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여행의 행선지가 사이판으로 정해진 것 같다”며 “참좋은여행도 여기에 맞춰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여행사가 6월 20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트래블 버블 예상 5개국(싱가포르·대만·태국·괌·사이판) 여행 상품에는 약 3000명이 예약했다. 그중 트래블 버블 체결 후보지인 괌 여행 상품에는 8월 14일과 19일, 9월 18일 각각 예약자 44명, 55명, 38명이 출국을 확정했다.
트래블 버블 지역은 앞으로 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괌·싱가포르·대만·태국 등 방역 신뢰 국가 및 지역과 트래블 버블 추진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김홍락 국토부 국제항공과장은 “앞으로도 방역 우수 국가와 트래블 버블 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여행의 정상화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트래블 버블 협정은 포문을 연 것일 뿐 조건이 까다로워 여행자의 실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사이판에 도착해서도 지정된 호텔에서 5박해야 하고 정해진 지역을 벗어나면 안 되고 수차례의 PCR 검사를 반복하면서까지 여행을 가려는 수요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단체에서 개인으로 대상이 확대돼야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는 지난 6월 9일 열린 ‘트래블 버블 추진 관광업계 간담회’에서 “전체 여행객 비율에서 단체 관광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며 “필수 비즈니스 여행객이나 개별 관광에 대해서도 트래블 버블을 확대해야 실질적으로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확보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줄어들지 않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가 남아 있는 점도 문제다. 외교부는 6월 16일부터 1개월간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향후 국제적 현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서 외교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적 유행 선언과 코로나19의 확산세, 많은 국가의 전 세계 대상 입국 금지 또는 제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별도 연장 조치가 없는 한 7월 15일까지 유지된다.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으로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여행 패키지로 주목받은 참좋은여행 업체의 프랑스 패키지(7월 12일 출발) 역시 무산됐다. 9명의 고객이 예약해 출발을 앞두고 있던 상품이었다.
회사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이 해제되는 이후인 7월 26일로 출발 일자를 다시 잡았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출발이 확정된 첫 해외 패키지 여행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특별여행주의보 재발령에 따라 출발을 잠정 보류했다”며 “7월 26일 첫 비행기를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날린다. 코로나19와 싸워 이긴 승리의 축배는 그 여행이 무사히 끝난 후 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인바운드→아웃바운드
여행업계는 본격적인 여행 수요 회복은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성은 물론 주요 여행 수요자의 접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행의 실질적인 수요가 있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겸임교수는 “주요 여행 수요자는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어린 자녀를 둔 40~50대 학부모들인데 현재 백신 접종은 60대 이상 장년과 고령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올 하반기에 여행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트래블 버블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여행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 사업상 목적, 학술 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 직계 가족 방문 등의 이동이 재개된 이후 안전하다는 인식이 깔리면 그 이후 단체 패키지가 가능하다”며 “단체 패키지 역시 통제 방식으로 전개된 뒤 문제가 없다면 일반적인 단체 여행과 개별 여행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정부는 7월 1일부터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 가운데 중요 사업상 목적, 학술 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 직계 가족 방문 시에는 2주간 자가 격리 조치를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반 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면 격리 면제가 허용되지 않는다.
여행업계에서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보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의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방역 역량을 세계가 높이 평가하는 만큼 인바운드를 재개하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형수 K트래블아카데미 대표는 “지난해만 해도 국내→아웃바운드→인바운드 순으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봤는데 지금은 한국의 방역 역량이 높아지면서 국내→인바운드→아웃바운드 순으로 회복 기대감이 바뀌었다”며 “한국은 방역에 인프라·실력·경험을 모두 갖춘 곳인 만큼 인바운드에 안전장치를 단다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경제·방역에서 성공을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관광 재개를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월 29일부터 7월 13일까지 인천광역시 파라다이스호텔과 공식 누리집에서 ‘2021 한국 관광박람회’를 개최한다. 온·오프라인에서 병행된 이번 행사는 선제적 방한 관광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안심여행지’로서의 한국을 알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이를 위해 관광 상품과 항공권을 선판매하고 해외여행 업자를 대상으로 ‘관광 상품 온라인 홍보 여행’을 진행한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한국 관광의 다양한 매력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관광 상품 조기 판매 등을 통한 관광 산업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쌓은 후 인바운드 시장이 재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지난해에는 여행업계가 어렵고 힘들다는 공감대가 컸지만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며 대부분의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행업계가 떼쓰는 분위기처럼 느껴지지 않게 인바운드 시장이 왜 재개돼야 하는지 관광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국가적 이유도 설명할 수 있어야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캉스 시즌,
국내 안심 관광지로 떠나요
김포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바야흐로 바캉스 철이다. 사이판을 시작으로 트래블 버블이 확대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해외여행을 꿈꾸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20년에 이어 국내 여행의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세에 있고 변이 바이러스 출현까지 더해 안심할 수 없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무더운 여름을 안전하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여름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곳을 선정했다. 해당 관광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혼잡도가 낮은 관광지 가운데 바다·섬·계곡·숲 등 여름 휴가지로 매력적인 곳들이다. 그중 몇 개를 소개한다.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경기 김포)
야경이 아름다운 도심 속 수변 공원. 인공 수로를 따라 펼쳐지는 낭만적인 풍경.
굴업도(인천 옹진)
해수욕과 트레킹을 함께 즐기는 서해의 보석 같은 섬.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강원 횡성)
잣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자연 휴양림. 다양한 걷기 길과 등산로가 마련돼 있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강원 삼척)
53년 만에 개방된 덕봉산을 휘감아 도는 해안 산책로.
갈론구곡(충북 괴산)
갈론계곡이 품은 아홉 곳의 비경을 즐기는 트레킹 코스.
난지섬(충남 당진)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섬캉스’의 명소.
하동편백자연휴양림(경남 하동)
울창한 편백 숲으로 떠나는 힐링 여행지로, 2020년 여름 개장된 신상 휴양림.
가지산 쇠점골계곡길(경남 밀양)
가지산도립공원의 3대 계곡 중 하나로, 계곡 트레킹과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가족 피서지.
도림사(전남 곡성)
청정한 계곡을 품은 천년 고찰.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힐링 여행지.
4est 수목원(전남 해남)
한국 최대 규모의 수국 정원이 있는 수목원. 솔숲과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수국.
자가 격리 면제, 바로 여행 가능한 해외여행지는…
제공하늘길이 부분적으로 열리고 있다.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양국 모두에서 자가 격리가 면제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도착지에서만 면제되는 곳도 있다. 올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를 위해 인터파크투어의 도움을 받아 현지 자가 격리가 면제되고 바로 여행이 가능한 곳을 꼽아 봤다.
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각국의 입국 조치가 자주 변동되고 있어 출국 전 입국 예정 국가의 주한 공관 홈페이지 등에서 입국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외교부는 6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 1개월간 한국 국민의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재발령한 상황이다.
사이판 : 트래블 버블 협약 체결(6월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백신, 세계보건기구(WHO) 승인 백신 접종 완료자. 14일 면역 기간 이후 자가 격리 면제.
괌 : FDA 승인 백신, WHO 승인 백신 접종 완료자 자가 격리 면제.
하와이 : 출발 72시간 이내 지정 병원 PCR 음성 확인서 소지 시 자가 격리 면제.
푸껫 : FDA 승인 백신 접종 완료자 자가 격리 면제.
미주 : FDA 승인 백신 접종 완료자 자가 격리 면제.
프랑스·독일·스위스·체코·크로아티아·터키·그리스·스페인 : 백신 접종 증명서, PCR 음성 확인서, 항원 검사 확인서 소지 시 자가 격리 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