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배기량 1000cc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출시 초반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경차 시장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209,500 0.00%)는 캐스퍼 공식 출시 하루 전인 지난 10월 14일 오전 8시 30분부터 웹사이트 ‘캐스퍼 온라인’에서 사전 계약을 진행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될 정도로 신청이 몰렸다. 캐스퍼는 이날 밤 12시까지 1만8940대의 사전 계약을 기록했다.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사전 계약 최다 기록이었다.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의 사전 계약 기록(1만7294대)을 훌쩍 넘었다.
캐스퍼가 인기인 첫째 원인은 구매의 편리함에 있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도입한 온라인 ‘고객 직접 판매(D2C)’ 방식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마음을 훔쳤다. 차량에 관심 있는 이면 누구나 캐스퍼 온라인 웹사이트에 들어가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트림별 가격과 품목, 선택 품목 등의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개별 품목의 명칭을 선택하면 해당 품목에 대한 설명을 이미지·영상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견적·계약’ 메뉴에 들어가면 ‘3D 컨피규레이터’를 통해 각 품목을 적용한 차량의 내·외장 디자인도 확인할 수 있다. 출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령·성별에 따른 품목 추천 서비스를 통해 의사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계약 절차에도 소비자 편의에 최우선을 뒀다. 소비자는 실제 계약 시 카카오톡과 공동 인증서를 활용해 전자 서명이 가능하다. 소비자는 계약 완료 뒤에도 웹 페이지를 통해 계약을 취소·변경할 수 있다. 결제 과정에서도 소비자의 금융 여건에 맞춰 구매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복합 결제를 비롯해 디지털 할부 한도 조회·승인 서비스, 할부 시뮬레이터 등의 금융 서비스를 지원한다.
캐스퍼는 인수 과정도 편리하다. 소비자는 캐스퍼 온라인에서 차량 결제를 마치는 즉시 예상 출고일을 안내받는다. 차량 출고 뒤에는 배송 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차량은 소비자가 지정한 장소 또는 공식 인도장으로 운영하는 전국 200여 개 지정 블루핸즈 가맹점 등에서 전달받게 된다.
개성 있는 디자인을 비롯해 각종 편의 품목을 늘린 것도 캐스퍼의 흥행 요소로 꼽힌다. 캐스퍼의 외관은 당당함과 견고함을 바탕으로 ‘엔트리 SUV’만의 젊고 역동적 감성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동감 넘치는 색상을 적용해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현대차는 캐스퍼에 세계 최초로 운전석 시트가 앞으로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 시트를 적용해 실내 공간 활용성도 극대화했다. 1·2열 전 좌석에 폴딩(등받이를 앞으로 접는), 슬라이딩(시트를 앞뒤로 움직이는), 리클라이닝(등받이를 앞뒤로 기울이는) 기능을 적용했다. 물품 적재는 물론 ‘차박(차량 숙박)’ 등의 레저·아웃도어 활동 등 소비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고강성 경량 차체 구조 등을 바탕으로 한 안전성도 돋보인다. 현대차는 캐스퍼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앞 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해 7개 에어백을 기본 적용했다. 전 모델에 지능형 안전 기술인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을 경차 최초로 기본 적용했다.
캐스퍼는 1.0 MPI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76마력(PS), 최대 토크 9.7kgf·m, 복합 연비 리터당 14.3km를 확보했다. 판매 가격은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 10월에만 2506대가 팔렸다. 11월에는 판매량이 전월 대비 58.2% 증가하며 레저용 차량(RV) 판매 2위 자리를 꿰찼다.
11월 현대차 RV 판매 순위는 팰리세이드(4503대), 캐스퍼(3965대), 투싼(3861대), 싼타페(2895대), 아이오닉 5(2228대), 베뉴(1194대), 넥쏘(865대), 코나(595대)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