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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 사령탑 교체로 ‘글로벌’ 정조준 / 최수연, 남궁훈, 한성숙, 서치 플랫폼, 제페토, 왓패드, 여민수, 카카오페이지, 류영준, 메타버스, 야후재팬, A홀딩스

최수연 ‘M&A’, 남궁훈 ‘메타버스’ 로 글로벌 경영 본격화 3월 새 대표 체제 공식 출범…

최수연 ‘M&A’ 남궁훈 ‘메타버스’로 승부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3월 사령탑을 교체하고 글로벌 경영 본격화에 나선다.


2021년 연매출 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내정자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사 출신의 최 내정자는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공격적인 글로벌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영진 리스크로 내홍을 겪은 카카오도 사령탑 교체로 쇄신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를 이끌어 온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이라는 숙원에 도전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내정자
‘M&A 전문가’ 해외 성장 견인

지난 1월 27일 네이버의 4분기 실적 발표 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발표하며 “네이버의 계속되는 도전을 이끌어 나갈 신규 리더십을 향한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네이버의 사업을 진두지휘한 한 대표가 5년 만에 물러나고 승승장구하는 네이버의 바통을 이어 받은 이는 3월 열리는 주주 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경영 무대에 오를 최수연 대표 내정자다. 지난해 11월 대표에 내정된 최 내정자는 네이버의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로 활약해 온 글로벌 사업의 핵심 인물이다. 내정 당시엔 ‘1981년생’이라는 젊은 나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 대표와는 열네 살 차이다.


네이버 이사회는 “그간 최 내정자가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 해결 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또한 “회사에 대한 안팎의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며 장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당시 NHN)의 신입 사원으로 업계에 발을 내디딘 최 내정자는 네이버에서 4년간의 고속 성장을 경험한 뒤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한국의 유명 로펌에서 근무한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 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M&A, 자본 시장, 기업지배구조, 회사법 일반 분야에서 경력을 다졌다. 네이버로 다시 둥지를 옮긴 것은 2019년이다.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부서장급)로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을 견인했다. 창업자이자 해외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에서 해외 사업은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네이버가 검색(서치 플랫폼)의 의존도를 줄이며 수익 다변화에 성공한 데는 해외 사업의 순항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사업부문은 크게 검색·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전 사업 부문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한 가운데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신사업 매출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특히 웹툰과 제페토의 성장에 힘입어 콘텐츠의 연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한 6929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웹툰과 제페토 모두 글로벌 사업에서 순항 중인 네이버의 콘텐츠 자산이다.


따라서 최 내정자의 숙제 역시 글로벌 사업에 있다. 네이버 측은 차기 대표의 과업으로 주요 사업들이 글로벌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며 선제적인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 나갈 신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M&A 전문가’로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규 사업 발굴에 제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네이버는 국내외에서 M&A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의 경영 통합을 통해 A홀딩스를 출범시켰고 지난해 5월 전 세계 웹소설 플랫폼 1위 업체인 캐나나의 왓패드를 6600억원에 인수했다.


최 내정자는 현재 글로벌 경영 본격화에 착수하기 위한 조직 체계 개편에 고심 중이다. 업계에선 3월 취임 후 해외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인사·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메타버스’로 카카오톡 다음 준비

카카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네이버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카카오는 외연 확대에도 불구하고 잇단 경영진 리스크로 내홍에 시달렸다. 이 과정에서 기존 내정자였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했고 공동대표로 연임 예정이던 여민수 대표도 물러나기로 했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국민적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차기 대표 선정이 중요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카카오는 위기의 돌파구로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25년을 함께한 남궁훈 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단독 대표에 내정했다.


“어려운 시기 중책을 맡아 너무나 어깨가 무겁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월 20일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취임 일성을 올렸다. 남궁 내정자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맡아 카카오게임즈가 지금의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12월 카카오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선임돼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두 달여 만에 그의 자리가 바뀌었다. 카카오 측은 구원투수로서 카카오게임즈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축적하고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카카오의 미래를 준비해 온 남궁 센터장을 대표에 내정했다. 카카오톡의 다음 단계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할 최적의 리더라는 판단이다. 김범수 의장은 신임 대표 내정 이후 사내 게시판에 “남궁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는 경험을 축적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 차원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 왔다”며 “카카오의 최고경영자를 맡아 적극적으로 사업적 비전을 리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톡의 다음 비전으로 선택한 것은 메타버스다. 그는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글로벌로 카카오의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 기업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새로운 가상의 땅이었지만 국내 한정이란 점에서 한계가 있는 반면 메타버스는 글로벌로 외연을 넓히는 데 한계가 없다. 남궁 내정자는 “흔히 메타버스 세상을 3D로 보지만 디지털 콘텐츠의 모든 형태를 전반적으로 바라보는 게 올바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카카오 공동체 내에는 텍스트(카카오톡)·소리(멜론)·이미지(카카오페이지)·멀티미디어(게임) 등 디지털 세상의 핵심 요소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남궁 내정자는 3월 예정된 주주 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에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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