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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코로나 정국 ‘안정+도전’ 윤종규 카드로 뚫나 / 포스트코로나, 인수합병, 현대증권 인수, 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리딩뱅크, 팬데믹, 은행권, 금융위원회, LIG손해보험, 재테크

KB금융, 코로나 정국 ‘안정+도전’ 윤종규 카드로 뚫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코로나 정국 극복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응하는 데도 윤 회장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회장의 조직 안정화 능력과 승부사 기질이 KB금융에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윤 회장은 2014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내분을 벌인 ‘KB사태’ 직후 KB금융의 수장에 올라 그해부터 대표와 은행장을 겸직하며 내부 갈등을 봉합한 경험이 있다. 이후 다시 회장직과 은행장직을 분리하고 주요 계열사 사장 임기들을 연장하면서 혼란스럽던 KB금융 조직을 안정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윤 회장은 적재적기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KB금융의 순익 개선을 이끌었다.


윤 회장은 2014년 회장 자리에 오른 이듬해인 2015년 6월 당시 업계 2위 손해보험사였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연이어 2016년에는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하고 2017년 1월 자기 자본 기준으로 국내 3위에 이르는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을 출범시켰다.


특히 현대증권 입찰 당시 윤 회장은 기업가치 분석으로 현대증권 적정가를 1조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경쟁사도 비슷하게 제시할 것을 감안해 500억원을 더 높게 제시했다. 그리고 근소한 차로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윤 회장이 가진 ‘합리적인 승부사’의 면모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20년 2분기 기준, 출처: 한샘, NH투자증권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M&A는 KB금융의 순익을 증가시켰고, 2017년 신한금융을 이기고 리딩뱅크에 오르는 밑거름이 됐다.


또한 인수합병된 계열사들이 비은행권 부문 순익을 개선시키며 KB금융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균형감을 더해줬다. 2014년 상반기 KB금융의 비은행권 순익은 2190억원에 그쳤으나, 6년이 흐른 올해 상반기 비은행권 순익은 4646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4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올해 상반기도 여전히 은행권과 비은행권는 7대3 정도의 순익비율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권 순익 증가도 이뤄져서다. 앞선 중요한 M&A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KB금융의 은행권 순익 편중은 더욱 심화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 하반기 윤 회장은 또 한 번의 대형 M&A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생명보험(생보)업계 6위인 푸르덴셜생명이 그 대상이다. KB금융이 가진 취약부분으로 꼽히던 생보 부문을 강화고자 윤 회장이 나선 것이다. 인수 규모는 2조3400억원이다. 현재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3분기 내 인수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마무리되면 KB금융은 보험업 저변을 더욱 넓히게 된다. KB금융은 현재 손해보험 업계 ‘빅4’인 KB손해보험과 생보 업계 17위인 KB생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올해 KB금융은 신한금융간 리딩뱅크 리벤지 매치에서 푸르덴셜생명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3분기부터 KB금융 실적에 푸르덴셜생명 지분법 평가이익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146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라는 윤 회장의 결단이 올해 KB금융을 다시 리딩뱅크로 올려놓을 지 주목된다.

2015년 5월 24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병헌 당시 KB손해보험 사장이 서울 강남구 LIG사옥에서 열린 KB손해보험 출범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KB금융그룹


금융권 관계자는 “팬데믹이 전 세계 경기침체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이다”라면서 “KB금융이 체제 안정을 유지하면서 필요하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회장 연임 카드를 굳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재연임에 성공하면 윤 회장은 KB금융 회장 가운데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인물로 기록된다. ‘상고 출신 천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윤 회장은 금융권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게 되는 것이다.


이번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KB금융은 리딩뱅크 도약에 발판을 더욱 늘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윤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윤 회장은 단기간 실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2위와 30% 이상 격차를 벌리고 리딩뱅크로 선언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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