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하드웨어 제품의 수요 급증
재택근무 전환을 통해 수요가 늘어난 것은 PC만이 아니다. 태블릿·웹캠·모니터·키보드·마우스·와이파이 공유기 등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IT 하드웨어 제품의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그동안 스마트폰에 비해 교체 주기가 길고 대화면 폰에 밀려 성장이 둔화됐다고 평가돼 왔던 태블릿의 성장이 눈부시다. 시장 조사 업체 IDC는 애초에 향후 2023년까지 태블릿 출하량이 해마다 4.4%씩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조사 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늘어난 3750만 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애플은 아이패드를 전년 대비 19.8% 늘어난 1424만9000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고 2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에 갤럭시 탭을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한 702만4000대를 출하했다.
그 덕분에 애플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이패드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약 7조8600억원(6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하며 아이폰 매출 부진을 만회했다.
글로벌 네트워킹 기업 넷기어도 와이파이 확장기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톡톡히 봤다.
넷기어는 지난 3월부터 제품 수요가 급증한 덕에 지난 7월 발표한 2020년 2분기(3월~5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1% 늘어난 2억8000만 달러, 영업이익은 2배가 늘어난 2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회사에 사무 용품과 오피스 가구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재택근무가 가속화되고 기업들이 오피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비율을 낮춰 간다면 이러한 회사들의 타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 용품 전문 기업 오피스디포와 오피스맥스 등을 보유한 ODP는 지난 5월 실적 발표를 통해 2020년 2분기(1~3월) 매출이 2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기업들에 가구·청소용품·복사용지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비즈니스 솔루션 부문의 매출은 같은 기간 23% 감소했다.
월가의 트레이더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의자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 글로벌 사무용 가구 회사 허먼밀러는 지난 6월 2020 회계연도 4분기(2020년 3~5월)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9% 감소한 4억7570만 달러와 주당 순손실 2.95달러를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글로벌 사무용 가구 회사 스틸케이스도 허먼밀러의 실적 발표 다음 날 2020 회계연도 1분기(2020년 3~5월) 실적을 발표하며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1% 감소한 4억8280만 달러를 기록하고 마찬가지로 순손실로 전환됐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호시절을 보내는 산업도 있고 예기치 못한 부진을 겪는 곳도 있을 것이다. 또한 같은 업종이라도 발 바쁘게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하거나 신제품을 내놓는 등 차별화에 따라 상황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팬데믹으로 호되게 어려움을 겪은 허먼밀러는 월가에 판매하는 메시 소재의 비싼 의자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이제 코로나19로 집에 틀어박혀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수요 증가에 맞춰 게이밍 의자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팬데믹으로 호되게 어려움을 겪은 허먼밀러는 월가에 판매하는 메시 소재의 비싼 의자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이제 코로나19로 집에 틀어박혀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수요 증가에 맞춰 게이밍 의자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