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긴 LS·대한전선 '사뭇 다른' 청사진
LS전선,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 확대, 대한전선, 다른 국내 기업에 매각 시도
코로나19의 글로벌 사태 이후 업황이 좋아진 업계가 있다. 바로 전선(電線) 업계다. 오프라인 생산 인프라의 근간이 되는 전선과 관련된 수요는 다른 산업들이 겪는 수요 급감이라는 위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오히려 전력운영 인프라 수요 증가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라는 호재가 겹쳤다. 이에, 국내 주요 업체들은 현재의 업황을 반영한 각자의 청사진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업계 1·2위 기업에 이어지는 호재
LS전선은 자사의 가장 큰 경쟁력인 초고압 해저 케이블 해외 수주에 이어 최근에는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LS전선의 대표적인 해외실적 사례로는 6월 대만에 조성되는 해상풍력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해저 케이블 납품이다. 이 사업의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과 더불어 최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력 공급 인프라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LS전선은 자사의 기술력을 대만에서 충분히 입증하고 추가 수주를 받는 것을 목표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대만에서의 성공은 인접 국가인 베트남과 일본 시장까지도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LS전선의 판단이다. 일련의 비즈니스는 최소 1조원에서 많게는 수조원대의 수익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LS전선은 지난 7월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한국형뉴딜 정책의 일환인 ‘그린뉴딜’의 가장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뉴딜은 친환경 지향 산업 지원을 통해 일자리와 시장의 추가 수요를 창출하는 경제발전 전략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풍력발전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들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LS전선은 그린뉴딜의 추진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부터 이미 해외 태양광 전력공급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5월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태양광 전용 케이블을 개발해 독일의 시험기관 ‘TUV라인란트’에서 인증을 받았다. 국제 규격에 맞춘 제품 생산으로 해외 수요를 감당하겠다는 의도였다. 공교롭게도 7월 정부의 그린뉴딜 추진의 발표로 LS전선 사업 확장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런가하면, 국내 전선업계 2위 업체인 대한전선 역시 최근 대형 해외수주를 통해 오랫동안 이어진 침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지난달 24일 대한전선은 영국 국영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National Grid)’와 계약금액약 925억원(약 6000만 영국 파운드)인 대형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런던 파워터널 2단계(London Power Tunnels 2, LPT2)’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런던 남서부 도시 윔블던(Wimbledon)에서 남동부 크레이포드(Crayford)까지를 가로지르는 약 32.5km 길이의 지하 터널과 400kV 전력망을 설치하는 공사다. 여기에 투입되는 케이블의 길이는 200km 이상이다. 이는 국내 전선업체가 영국에서 수주한 전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영국으로부터의 수주에 앞서 글로벌 전력공급 인프라 수요 증가 등 대내외적 호재에 힘입어 대한전선은 올해 2분기 최고의 실적을 냈다. 지난달 발표된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한전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800% 늘어난 매출 3783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