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품으로 들어간 리솜, ‘리조트 3.0 시대’ 연다
‘감성 더한 차별화된 리조트’로 탈바꿈
대대적 리노베이션 위해 1450억원 투입
국내 리조트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보수적인 시장을 보여 왔던 리조트 시장에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 뛰어들면서 판을 흔들고 있다.
파급력이 상당하다. 지난 20년간 이렇다 할 변화 없이 유지돼 오던 국내 리조트 산업의 패러다임까지 바꿀 태세다.
판을 흔들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호반호텔앤리조트다. 자산 규모 9조2000억원을 보유한 재계 44위(공시 대상 기업 집단 순위)의 호반그룹(호반건설)이 2018년 리솜리조트를 인수한 후 전방위적 리노베이션을 진행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조트 3.0 시대' 개막 선언
호반호텔앤리조트의 목표는 ‘리조트 3.0 시대’ 개막이다.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기며 쉬는 장소라는 일반적인 리조트의 개념을 갈아엎으려고 한다.
호반호텔앤리조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셉트와 콘텐츠에 차별화된 감성을 불어넣음으로써 투숙객을 위한 특별한 리조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국내 리조트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기치도 내걸었다.
지금까지 국내 리조트 산업은 크게 태동기와 1.0 시대, 2.0 시대 등 총 3단계로 구분돼 왔다. 과거 1980년대에는 국내 리조트 산업의 태동기로 투자 개념이 강해 설악산과 부산 해운대, 경주 등에 있는 입지성 리조트가 대부분이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키장을 중심으로 한 무주·휘닉스·현대 성우·대명이 등장, 체인화가 진행됐고 여가 생활과 리조트가 묶이는 리조트 1.0 시대가 시작됐다. 이때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대기업의 리조트 진출과 브랜드화가 진행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리조트 2.0 시대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추진됐다. 다양한 이용자의 취향과 개성을 포용하기 위한 워터파크·스키·골프를 망라한 복합 리조트 개발 붐이 일었다. 당시 등장한 대표적인 골프장 리조트가 한솔 오크밸리·대명·나인브릿지 등이다.
물론 리조트 2.0 시대 이후에도 대형 리조트 개발, 프라이빗 리조트 개발 등의 변화가 리조트업계에 간간이 등장하긴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년 가까이 국내 리조트 산업은 정체기를 겪었다.
사실 리조트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기는 쉽지 않다. 시대적 흐름, 국민들의 소득 수준 등 대외적 요인이 뒷받침돼야 하고 사업자로선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만큼 앞선 움직임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반그룹은 리조트 3.0 시대를 열 선구자 역할을 자처했다. 일단 대외적 여건이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고 여가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시대적 흐름도 맞아떨어졌다.
이에 따라 호반그룹은 리솜리조트를 인수한 직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리조트 3.0 시대를 위한 리조트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기존 리조트 시설을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 중이다.
4곳 리뉴얼하고 새로운 리조트 개발도
현재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총 4개의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2018년 인수한 포레스트 리솜(제천), 아일랜드 리솜(안면도), 스플라스 리솜(덕산)과 호반그룹이 운영해 오던 퍼시픽 리솜(제주) 등이다.
호반그룹은 이들 4곳의 리조트를 인수 직후부터 부대시설 업그레이드, 건물 리모델링 등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해 왔다. 여기에 사용된 시설 투자금만 14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최근에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아일랜드 리솜이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했다. 새롭게 탄생한 아일랜드 리솜은 태안 해안국립공원 내에 들어서 있다.
객실은 타워형 리조트인 오션타워 200실, 별장형 리조트인 오션빌라스 48실, 총 248실로, 18형부터 73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248실의 전 객실은 각각의 특징을 살려 현대적이고 간결한 인테리어를 적용, 감각적인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부대시설도 대폭 강화했다. 꽃지해수욕장과 바로 이어진 야외 비치 라운지, 선셋 하우스, 인피니티 풀 스파 등이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바다를 바로 마주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 스파에서는 서해안 최고의 관광 콘텐츠로 꼽히는 꽃지해수욕장의 일몰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고 지하 420m 암반 용출의 해수 사우나를 비롯해 실내수영장·이벤트탕·유아풀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스플라스 리솜은 지난해 플렉스타워(스파동)의 외관 로비 그리고 객실 인테리어까지 전면적인 리뉴얼을 진행했다. 올해는 스테이 타워의 리뉴얼 공사도 마쳤다. 이를 통해 레스토랑·카페·연회장을 전면 리뉴얼했고 272실의 객실도 더욱 쾌적하게 바꿨다.
많은 이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리조트 1순위인 포레스트 리솜도 현재 객실과 부대 업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호텔동도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추진 중이다.
호텔동은 지하 5층, 지상 7층으로 지어지며 객실 규모는 250실이다. 대연회장·레스토랑·옥상하늘정원(가칭) 등을 갖출 예정이며 브리지를 통해 힐링스파센터로 이동할 수 있다.
제주 중문에 자리한 퍼시픽 리솜은 뛰어난 해안 절경을 투숙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에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오션 뷰 엘리베이터를 도입했고 리뉴얼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새로운 특화 콘텐츠형 리조트 개발을 준비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지만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해변 앞 부지가 유력하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약 6만2956㎡의 대지를 소유하고 있다.
[CEO 돋보기]
리조트 3.0 시대 방향타 잡은 장해석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
새로운 도전에는 전문성을 확보한 길잡이가 필요하다. 그래야 정확히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이에 호반그룹은 호반호텔앤리조트의 ‘리조트 3.0 시대’ 선도라는 계획을 수립한 후 곧바로 국내 최고의 길잡이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장해석 대표(사진)를 낙점했다.
장 대표는 삼성에버랜드 리조트, 오크밸리를 거쳐 무주리조트 대표, 파인스톤CC 대표를 역임한 레저업계 전문가다. 업력만 35년에 이른다.
리조트 산업의 변화를 직접 겪으며 주도한 프로젝트만 수십 개다. 특히 무주리조트에 문화라는 색깔을 입히며 리조트 2.0 시대를 연 인물이기도 하다.
장 대표의 경영 스타일은 솔선수범형으로 알려졌다. 항상 현장에 나가 있고 직원과 고객의 불만과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 대표는 “리솜을 찾아주는 고객의 니즈를 먼저 읽고 정형화된 서비스가 아닌 기대를 앞서는 감성 서비스를 높여 가는 노력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