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이마트, 고객 니즈 파악해 마트 비중 축소…테넌트 강화로 ‘승부수’
내부에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돈된 화장품·옷가게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정문 오른쪽에는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여러 유명 ‘맛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7월 22일 오전 11시께 찾은 ‘이마트타운 월계점(이하 월계점)’은 입구에서부터 기존 대형마트와 다른 분위기를 내뿜는다. 방문 고객들이 계산대와 생활용품 판매대를 맨 처음 마주하도록 하는 점포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형마트의 구조인데 월계점은 달랐다.
점포의 앞면은 테넌트(임대 매장)가 꽉 채웠다. 액세서리부터 젊은 층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이 공간을 지나친 뒤에야 비로소 장을 볼 수 있는 익숙한 모습의 이마트가 나타났다.
점포를 훑어보는 사이 시계는 낮 12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한산했던 매장은 어느덧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식당가 주변은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긴 줄을 선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손님이 부쩍 줄었다는데 월계점은 예외였다.
백화점 못지않은 ‘맛집 거리’ 인산인해
총 2개 층으로 운영 중인 월계점은 10개월에 걸친 긴 리모델링 끝에 지난 5월 28일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영업을 시작한 점포다. 이마트는 월계점의 재오픈을 앞두고 자사의 ‘미래형 점포’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는데 직접 찾아가 눈으로 확인해 보니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가 갔다.
우선 1층부터 살펴봤는데 매장 곳곳에서 위기에 빠진 오프라인 점포를 어떻게 하면 되살릴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들이 묻어났다.
테넌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부터 기존의 이마트와는 차이가 있다. 마트는 매장 후면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정문에서 바라보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월계점의 주인공은 더 이상 장보기를 목적으로 하는 ‘마트’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점포 구성을 들여다보면 이 사실이 더욱 여실히 나타난다. 이마트에 따르면 월계점의 영업 면적은 총 1만9173㎡다. 그중 마트가 차지하는 공간은 30%에 불과하다. 키즈카페를 비롯해 식음료 용품점(F&B), 패션 브랜드 등 테넌트가 나머지 70%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이마트 점포들은 마트와 테넌트의 비율이 대략 8 대 2로 마트가 단연 압도적이다. 월계점도 과거에 이런 비율로 구성돼 있었지만 새 단장하며 테넌트 비율을 대폭 높였다.
월계점을 이렇게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의 발길을 점포로 이끌고 또 오래 머무르게 함으로써 마트 매출까지 늘어나게 만드는 ‘낙수 효과’를 노렸다.
다양한 테넌트가 입점한 만큼 월계점에는 장보기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았다. 우선 ‘월계 미식가’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식당가는 시내에 있는 백화점 못지않았다.
브런치 카페 ‘카페 마마스’, 일본 가정식 식당 ‘온기정’,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퀸즈’ 등 소문난 맛집들이 운영 중이었다. 점심시간을 맞아 식당 앞에는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애슐리퀸즈를 찾아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고 묻자 “대기 손님이 많아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식사를 포기하고 매장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