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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트렌드

“코로나19도 뚫었다” 불황 모르는 명품 시장-2부 / 해외여행, 욜로, 플렉스, 밀레니얼 세대, 견인차 역할, 신장률, 롯데백화점, 집객효과, 이은희 교수, 명품 소비, 소비의 신인류, 하늘길, 현대

2부

 

‘해외여행’ 수요 급감에 따른 ‘대리만족’ 분석

업계는 명품 판매가 급증하는 주된 배경으로 ‘해외여행’의 수요 급감을 지목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기 운항이 점차 재개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 놓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이런 사실이 주변에 알려졌다가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다. 즉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생기게 된 ‘여윳돈’을 명품 소비에 지출하며 ‘대리 만족’을 들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욜로(YOLO)’와 함께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된 것도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소비의 신인류’라고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이하 밀레니얼)’에서 유독 이런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나며 전체 명품 시장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2030’ 고객들의 명품 소비가 뚜렷하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대와 30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각각 25.7%, 34.8%를 기록하며 40대(13.7%)와 50대(10.5%)를 압도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2030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30.1%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최근 밀레니얼을 보면 취업이나 부동산 상승세와 같은 어려운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자아 존중감’이나 ‘자신감’을 갖기 위한 수단으로 명품 소비를 일삼는 성향을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에만 중점을 둔 소비를 하는 밀레니얼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런 소비 행태로 인해 명품 시장의 상승세가 향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지금의 밀레니얼이 나이를 먹을수록 늘어난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명품 소비를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명품 수요가 점차 10대들로 옮겨 가는 추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한 교복 업체가 10대 청소년 350여 명을 대상으로 ‘명품을 구입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50%가 넘는 응답자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최근 주요 백화점의 전략이 명품 강화를 통한 ‘집객 효과’에 맞춰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저가 브랜드를 빼고 밀레니얼이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 시키는가 하면 일부 백화점들은 리뉴얼을 통해 인기 있는 명품 매장 크기를 더욱 늘려 나가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웬만한 상품은 모두 온라인 구매하는 시대가 됐지만 명품은 고가라는 특성 때문에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 신중하게 고를 수밖에 없다”며 “백화점들의 명품 강화 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명품을 구매하는 트렌드가 무차별적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교수는 “요즘엔 10대들까지 아르바이트를 수개월 해 고가의 명품 신발이나 티셔츠를 사는 데 혈안이 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며 “자신이 처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명품을 무리해 구매하려고 하는 것은 ‘허세’이자 잘못된 소비문화다. 공익 광고나 캠페인을 통해 이런 허황된 명품 소비를 억누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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