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원희룡 “부동산 정책 실패, 문재인 정권 무덤 될 것”
“윤석열, 대선 준비·단련 안 돼 있으면 오래 못 간다
“11월쯤 담대한 패러다임 제시”
원희룡 제주지사는 더 단호해지고 세진 모습이었다. 4년 전 대선 주자로 거론될 때 가진 인터뷰 때와 달리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즉답이 돌아왔다. “(대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 내 색깔을 분명하게 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콘텐츠와 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엔 목소리 톤을 높이며 “탄탄하게 준비하고 있다. 속단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 커밍 순”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4·15 총선’ 직후 “내 평생 가장 치열한 2년을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소속 정당인 미래통합당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내 대선 경쟁자들이 총선에서 대거 낙마하자 치고 나간 것이다. 그는 1982년 대학 입학 학력고사에서 제주 출신으로 처음 전국 1위를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2000년대 초·중반 소장파의 대명사인 ‘남(남경필)·원(원희룡)·정(정병국)’ 일원으로 보수 개혁을 주도하고 2007년부터 대선 주자로 거론돼 왔지만 뜨지는 못했다. 이번 기회는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천재’라는 타이틀보다 사람이 됐다고 말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무슨 의미입니까.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죠. 천재라는 것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인데 나는 지금 함께할 사람들을 너무나 절실하게 찾고 있어요. 그런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나는 고독한 천재 스타일로 살아온 사람이 아니고 그런 식의 ‘업’을 해 온 사람도 아니에요. 학생 시절의 성적으로 (천재) 얘기를 하는데 관심의 초점은 함께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일해 나갈 것인지에 있습니다.”
‘학생운동도 했는데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1997년 외환 위기 때 각자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정 운영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에서 구애를 받았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보수가 변해야 나라가 더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개혁적 보수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나름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내 인생을 걸어보자며 몸을 던졌습니다.”
‘개혁적 보수는 어떤 의미입니까.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하면서 기득권 때문에 새 영역을 개척하는 세력에 주도권을 넘겨주는 데 걸림돌도 있습니다. 변화에 장애가 되는 기득권을 끊임없이 교체해 주자는 의미에서 개혁적 보수를 쓰는 거죠. 대한민국이 교육과 산업을 통해 고도성장했는데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물려받은 것 없고 전관예우·아빠 찬스 없어도 실력과 노력으로 뭐든지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성공의 사다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수가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기회와 성공의 문을 열어 주고 대기업·중소기업·벤처기업을 계속 순환시켜 지속 성장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개혁적 보수입니다.”
‘통합당이 정강에 5·18을 포함한 민주화 정신을 담는 등 노선 정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당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변화를 거부하는 게 보수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변화를 주도하는 게 보수죠. 다만 단순히 이상적이고 이념적인 구호로 선동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주어진 상황, 지정학적 위치, 산업 구조의 현실, 국민들이 처해 있는 사회적 상황 등을 놓고 변화의 목표를 담대하게 세워야 합니다. 하지만 통합당은 뭘 하겠다고 제시하지 못한 지가 꽤 오래됐죠. 기득권이 반발하면 그쪽 편드는 것으로 가다 보니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거부하는 모습으로 비쳐졌습니다. 이걸 깨야죠. 변화에 대한 방향과 목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제시해야 합니다. 이념 집단들처럼 말로만 떠들고 편을 갈라 정치적 선동 효과만 노려 되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해법을 제시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통해 책임지게 하는 등 진짜 ‘실력과 능력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