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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하이델베르크 / 하우프트 거리, 황태자의 첫사랑, 쉐펠하우스, 네카강, 오트하인리히궁, 프리디리히궁, 쌍둥이천사, 르네상스건축, 비스마르크광장, 하우스춤리터, 분센, 카를테오도어다리

하이델베르크

하이델베르크는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한 도시다. 오늘날 하이델베르크가 이 같은 모습을 유지하게 된 데는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이 있다. 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 연합군에 의해 하이델베르크에 대한 대규모 공습 계획이 세워졌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종전협상이 호전적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공습 계획은 보류되었고, 결국은 가까스로 폐허의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후문으로는 젊은 시절 하이델베르크에서 공부를 했던 한 미군 조종사가 공습 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상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구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하이델베르크 성

하이델베르크 성은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꽤 넓은 발코니에서는 하이델베르크의 젖줄인 네카 강과 함께 구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 안에는 루프레히트 궁, 오트하인리히 궁, 프리드리히 궁 등이 있다. 가장 오래된 궁전인 루프레히트 궁은 선제 후 루프레히트 3세에 의해 1400년 무렵에 세워졌다. ‘쌍둥이 천사’에 대한 슬픈 얘기가 전해지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의 걸작품’이라 평가받는 오트하인리히 궁은 1556년에 완공되었다. 건물 정면의 각층 창문과 창문 사이에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다윗과 삼손을 비롯해 많은 고대의 신들을 의미하는 조각품들이 세워져 있다.

1607년에 완공된 프리드리히 궁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바로 이 궁전의 지하층에 세계에서 가장 큰 포도주통(약 22만 리터)이 있기 때문이다. 건물 정면의 각층에 세워져 있는 16개의 인물 조각품도 눈길을 끈다. 이 조각품들의 주인공은 모두 신성로마제국 당시의 선제후들이다.


예술가와의 만남, 하우프트 거리

하이델베르크에서 가장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곳은 비스마르크 광장이다. 이 광장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유난히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골목길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골목길의 이름이 하우프트 거리다. 하이델베르크의 주요 관광명소들이 보행자 전용도로인 이 골목길에 밀집되어 있다. 곳곳에서 작은 공연을 펼치는 무명 예술가들도 만날 수 있다.

하우프트 거리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1441년에 지어진 성령교회다. 교회 건물에 딸려 있는 500년이 넘는 구멍가게들은 하이델베르크의 명물 가운데 하나다. 교회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1945년 8월 6일이 새겨져 있어서 눈길을 끈다.

성령교회 맞은편에 있는 ‘하우스 춤 리터’는 여러 차례의 전쟁 중에도 피해를 입지 않은 유일한 중산층 저택이다. 1592년에 프랑스 사람인 칼빈주의자 샤를 벨리에가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건축물이다. 한 때 하이델베르크 시청으로 사용되었으며 1703년부터 지금까지 300년 가까이 호텔로 이용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대학, 하이델베르크 대학

하이델베르크는 ‘대학도시’다. 그 중심에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있다. 1386년에 설립된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체코의 프라하 대학,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대학과 함께 중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손꼽힌다. 독일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헤겔과 분센 버너의 발명자인 화학자 분센은 한때 이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었다. 하이델베르크의 하우프트 거리를 걷다 보면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오가는 젊은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 대다수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학생들이다. 강의실이 일반 주택이나 상가건물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1712년부터 1914년까지 치외법권 구역이었다. 따라서 가벼운 죄를 지은 학생들은 자치기구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 ‘학생감옥’이라 불리는 곳에서 감금 생황을 했다. 대학 생활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사고를 치고서 감옥행을 자처한 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학생감옥에 들어가 보면 당시 대학생들의 낭만과 고뇌 등이 벽과 천장에 알록달록한 낙서로 남아 있다.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촬영지, 쉐펠하우스

하이델베르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얘깃거리는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이다. 본래 마이어 페르스터의 5막짜리 희곡인데, 1901년에 초연된 이후로 여러 차례 영화와 연극으로 제작되었다. 황태자 칼 하인리히와 여관 하녀 케티의 ‘아름답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대부분 하이델베르크에서 촬영되었다. 그 대표적인 명소가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는 선술집인 ‘쉐펠하우스’다. 영화 속에서 황태자 하인리히가 흥에 겨워 축배의 노래를 부르던 장면, 케티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부지런히 맥주잔을 나르던 장면 등이 쉐펠하우스에서 촬영되었다.

쉐펠하우스 근처에는 네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카를 테오도어 다리가 있다. 다리 한가운데 서서 바라보는 하이베르크 성과, 다리 건너편의 울창한 숲의 정취가 특히 낭만적이다. 다리를 건너 숲속으로 들어가면 ‘철학자의 길’이 이어진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를 비롯한 수많은 시인과 철학자들이 걸었던 산책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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