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
파리 시내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개선문은 파리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다. 높이 50m, 폭 45m 크기의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프랑스군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1836년에 세웠다. 30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나폴레옹과 빅토르 위고의 장례식을 치른 곳으로도 유명하다. 양쪽 기둥에 나선형 계단이 있어 꼭대기까지 올라가 파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대로는 샹젤리제 거리다. 샹젤리제 거리는 본래 ‘여왕의 산책로’라 불리던 좁은 길이었으나 나폴레옹 3세에 의해 지금처럼 넓고 화려한 거리로 바뀌었다.
에펠탑
에펠탑은 파리 만국박람회(1889년)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약 300m 높이의 철탑이다. ‘에펠’이라는 이름은 이 탑을 설계한 프랑스의 토목기사 에펠의 이름을 딴 것이며 약 7,300톤의 철근이 사용되었다. 처음 이 철탑이 세워질 당시에는 소설가 모파상을 비롯한 상당수의 파리 시민들이 극심한 거부반응 보였으나 한 세기가 지난 지금은 파리를 대표하는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몽마르트르
파리에서 가장 낭만적이면서 순수한 예술혼이 깃들어 있는 곳은 몽마르트르다. 파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게 되는 명소인 몽마르트르는 본래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뜻에서 그 지명이 유래되었다. 오늘날의 몽마르트르는 전 세계 무명 화가들이 동경하는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한때 고흐, 로트렉, 모딜리아니, 피카소 등이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몽마르트르의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은 사크레쾨르 성당이다. 로마비잔틴 양식의 흰색 건축물인 이 성당 입구에는 루이 왕과 잔다르크의 기마상이 세워져 있다. 성당 근처에는 테르트르 광장이 있다. 바로 이곳이 몽마르트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붐비는 장소이다.
오페라하우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는 프랑스의 문화를 상징하는 샹송, 연극, 발레, 오페라의 중심지다. 직접 공연은 보지 못하더라도 공연장 안에 들어가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뿌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건물 외부에는 베토벤, 모차르트, 롯시니 등 모두 일곱명의 음악가 흉상이 있어 더욱 무게감을 더한다. 공연장의 둥근 천장에는 샤갈의 프레스코화인 ‘꿈의 꽃다발’이 그려져 있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은 본래 왕궁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현재 박물관이 있는 자리는 13세기 무렵에 루브르궁이 있던 곳. 이 왕궁에 16세기에 이르러 프랑수아 1세와 루이 14세 등이 수집한 미술 작품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박물관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현재 루브르 박물관은 크게 리슐리관, 슐리관, 드농관 등 모두 3개의 전시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이 3개 전시관에 분산되어 있는 작품들을 제한된 시간 안에 모두 감상하는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꺼번에 많은 것을 보려는 욕심보다는 꼭 봐야 할 작품들 위주로 깊이 있게 감상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오르세 미술관이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서양 미술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상파(1870년대 태동)를 기준으로 그 이전을 고전 회화, 그 이후를 현대 회화로 구분한다. 인상파 화가들이 활동하던 1848년부터 1914년까지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은 고전과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파리의 지하철과 무명의 악사들
파리에서 지하철을 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미로처럼 구불구불 연결된 지하통로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듯한 스릴이 있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꾸밈없는 얼굴에서는 파리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파리 지하철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곳곳에서 꽤 수준 높은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객차 또는 지하통로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선율은 바로 파리의 아마추어 악사들이 연주하는 소리다. 비록 악기 앞에다 동전 바구니를 놓고 연주를 하지만 이들은 엄격한 오디션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해마다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연주 허가를 받은 정식 연주자들인 것이다. 자신들이 준비한 레퍼토리를 자랑스럽게 연주하는 악사들의 연주를 감상한 후에는 작은 성의를 표시하는 것이 좋다.
프랑스의 여러 도시 가운데 여행자들의 마음을 가장 들뜨게 하는 도시는 이 나라의 수도인 파리다. 음악에 대해 문외한일지라도 마치 자장가처럼 들리는 샹송의 한 소절 정도는 읊조리고, 문학과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일지라도 빅토르 위고와 에밀 졸라를 쉽게 떠올린다. 그리고 파리를 가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이 도시의 상징물인 에펠탑과 개선문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