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세권’을 아세요?… 출·퇴근길 점령한 킥보드
‘코로나 여파’ 밀폐된 대중교통 대신 킥보드 이용자 급증, 1마일 이동수단으로 ‘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 최근 들어 공유 킥보드를 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대중교통의 경우 사람과 밀접 접촉을 하게 되는 반면 공유 킥보드는 1인용 이동수단인 ‘퍼스널 모빌리티’라는 인식 속에서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사태 초기만 해도 길거리에 놓인 킥보드를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 전혀 알 수 없어 이용률이 저조했다. 특히 방역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업체들은 수시로 제품을 수거한 뒤 소독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이를 믿고 선뜻 킥보드에 올라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대중교통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퍼스널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실제 이용률도 증가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전동 킥보드 앱 월 사용자 수는 21만445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가 6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남성 사용자가 여성보다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 ‘따릉이’의 대여 건수도 지난해 1~4월 대비 57% 증가했다.
따릉이 처럼 육체적 피로가 요구되는 자전거에 비해 전동 킥보드는 접근성과 사용이 편리해 이용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공유킥보드 ‘빅3’ 중 라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우려에도 올해 5월까지 월 평균 20만 건 이상의 주행 횟수를 기록했다”며 “또한 5월 이용량은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2월 대비 약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인 씽씽 역시 “지난 2월 대비 킥보드 이용률이 300% 성장했다”고 밝혔다.
강남역세권, 직장인 '킥보드족' 즐비
출·퇴근길 역삼역, 선릉역, 강남역 등에 가보면 정장을 차려 입고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는 회사원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회사원들의 높은 이용량으로 인해 역 부근 공유 킥보드가 곳곳에 줄 세워져 있으며, 이 또한 이용객이 많아 금방 소진된다.
씽씽 관계자에 따르면 20·30대가 전체 공유 킥보드 이용자의 약 7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 이용 시간은 오후 6~7시로, 평소 대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퇴근길에 회사원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기본요금은 킥보드 대여 3사 모두 1000원. 이후 1분당 120~18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킥보드를 매일 이용한다는 직장인 A(35) 씨는 “역에서 회사까지의 거리가 도보 10분 안팎인데 역 바로 앞에 위치한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면 2분 내로 갈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며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 이용 시 환승 처리가 되지만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길이 막혀 킥보드를 찾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 B(27) 씨도 “출·퇴근길에도 많이 이용하지만 사무일, 은행 업무 및 우체국에 택배를 보내야 할 때도 킥보드를 탄다”며 “최근 대중교통 관련 코로나 확진자도 많이 발생해 근거리는 대부분 공유 킥보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동 킥보드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로 불린다. 차를 타고 가기엔 거리가 가깝고, 걸어가기에는 부담이 되는 거리 혹은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하차한 이후 최종목적지까지의 마지막 1마일(1.6km)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을 일컫는다.
공유 킥보드의 사용법은 이렇다. 스마트폰 내 앱을 설치한 뒤 킥보드 내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주행 구역, 이용 시간, 요금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용이 끝날 때 주차만 하면 이용요금이 저장된 카드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서 따로 결제할 필요도 없다.
또 따릉이와 같이 정해진 주차 공간을 따로 찾지 않고 정해진 지역 내 아무 곳이나 주차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점 또한 이용률의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용이 끝났을 때 정해진 지역 내 주차가 가능하며 정해진 지역 외 주차할 경우, 이에 따른 추가 요금이 붙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