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키운 스타트업, 핀테크 새 주역으로
캐시노트·센드버드 등 '유니콘' 유력 후보로 성장, 천억대 투자유치 등 활약
은행권이 인큐베이터로 나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에 공을 들인 지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시간이 지나며 은행권의 '손길'을 거친 스타트업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핀테크와 금융혁신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들로 성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묻지마 지원' 관행 깨고 '스타트업 육성' 나선 은행
은행권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에 뛰어든 시점은 2015년이다. 기술금융 실적에만 급급해 '묻지마 지원'이 이뤄지던 관행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육성'으로 지원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는 '걸어보지 않은 길'인 핀테크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스타트업 육성으로 핀테크에 대한 이해도와 면역력을 높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과는 과감히 손을 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스타트업 육성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KB금융지주다. KB금융주는 2015년 3월 'KB핀테크허브(HUB)센터'를 열며 금융권 최초로 인큐베이팅 사업을 시작했다.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은행도 잇달아 동참했다.
이들은 현재 KB스타터스(KB금융), 신한퓨처스(신한금융), 디노랩(우리금융), 1Q 애자일 랩(하나은행) 등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이들 4곳이 육성한 스타트업 기업 수는 400여개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지정한 혁신 금융서비스를 내놓은 핀테크 기업 43개사 가운데 은행권이 운영하는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비율은 70%가 넘는다. 기업가치가 3000억원을 넘어서거나 특정 핀테크 분야 글로벌 1위에 오르는 스타트업들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 '핀테크 사관학교'로 거듭난 셈이다.
은행 사관학교, '유니콘' 등용문 되다
은행권 '핀테크 사관학교' 출신으로 두각을 나타낸 스타트업은 ㅍ가 대표적이다.
우리금융 '디노랩' 출신인 한국신용데이터는 현재 150조원 규모 시장의 종합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4월 출시된 캐시노트는 현재 전국 고객사 55만여곳을 확보했다. 전국 카드 가맹좀 3곳 중 1곳은 캐시노트 고객사인 셈이다.
캐시노트는 자영업자를 위한 매출 관리 서비스로 시작, 카드세금계산서 매입 관리, 재방문 고객관리 등을 기능을 확대하며 종합경영관리서비스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 1월 쿼드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기업가치로 3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오는 8월 열리는 마이데이터 시대와 맞물려 캐시노트에 누적되는 전국 자영업자 매출 등의 빅데이터는 활동도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졌다는 게 스타트업 업계의 설명이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앞으로도 마이데이터 인프라 확장에 최선을 다하면서, 캐시노트 서비스 하나로 사업장의 모든 경영 관리업무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신한퓨처스' 출신 중에는 어니스트펀드가 대표적이다. 어니스트펀드는 금융권 최초로 P2P(개인간 거래)투자금 신탁관리 서비스 부문을 개척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지난 1월 누적 투자금 7400억원을 돌파하며 P2P 금융업계를 최선봉에서 개척해나가는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