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난치병 희망' 메디포스트, 2세대 줄기세포 도전
국내 제대혈은행,줄기세포 치료제 시장 선두, 적자극복은 ‘과제’
바이오산업이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산업은 가능성을 먹고 성장하는 고위험 고수익 산업이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제조업과 달리 연구개발(R&D) 단계가 길고 설령 상품화에 성공해도 100%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 신중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바이오산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에서 벗어나 올바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국내 바이오기업들을 직접 탐방하고 자체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25만명 제대혈 냉동보관, 난치병 걱정 끝
1996년 1월. 백혈병에 걸린 스물두살 미 공군사관생도가 19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그의 이름은 성덕 바우만. 세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사관학교 졸업을 앞두고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그는 유일한 희망인 골수 기증자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늘이 도왔는지 그는 자신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았고 무사히 골수 이식 수술을 받아 새 생명을 얻었다.
20년이 지난 현재 백혈병, 혈액암과 같은 난치성 혈액질환에 대비하기 위해 '제대혈'을 보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제대혈은 산모가 신생아를 출산할 때 분리된 탯줄과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이다. 몸 안에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를 비롯해 근육, 뼈, 신경 등을 만드는 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평생 보관하는데 4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혈액암, 뇌성마비, 발달장애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에 사용될 수 있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다.
메디포스트 황동진 사장은 "제대혈 보관은 일종의 의학적 보험"이라고 정의하면서 "제대혈을 보관해둔다면 성덕 바우만처럼 힘들게 남의 골수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제대혈 보관 시장은 메디포스트가 단연 독보적이다. 이 회사는 제대혈 추출부터 가공, 냉동보관, 이식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0년 3월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25만 명 이상의 제대혈을 보관하며, 약 4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제대혈 이식 건수도 600건에 달한다.
메디포스트가 사용하는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는 세포 채취에서 환자의 마취가 필요 없으며, 세포 배양에 실패해도 환자로부터 다시 세포를 채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특히 조혈모세포와 간엽줄기세포를 함유하기 때문에 활용범위가 넓고 신생아의 탯줄 혈액에서 분리되었기에 면역원성이 낮다는 장점을 가진다.
메디포스트는 이 같은 전문성과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셀트리' 제대혈은행을 출범했다. 제대혈은행은 고객의 제대혈을 채취해 초저온(-196도)에서 냉동 보관한 뒤 필요할 때 해동시켜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회사는 본사 지하 1층에 100여 개의 저온 질소탱크를 설치해 고객들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 질소탱크 하나당 25cc 분량의 제대혈을 보관하며, 협력 회사 직원들이 질소 및 전력 공급 상태 등을 수시로 점검한다.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