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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가격 변동 부른 ‘재택근무’
온라인 업무 익숙해져 저렴한 교외로 이동…집 값, 도시 ‘하락’·교외 ‘상승’

얼마전 구글은 재택근무를 내년 여름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 봄 미국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재택근무체제로 바꿨던 대형 기업들이 6개월여가 지나도 상황이 진정되기는 커녕 사상 최대의 확진자 수를 기록하자 재택근무 연장에 들어간 것이다.

재택근무가 상대적으로 쉬운 온라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계획들이 발표됐는데 아마존은 내년 1월까지 재택근무 계획을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10월까지, 온라인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질로우는 올해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할수 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도 올해 연말까지 재택근무 계획인데 일부 직원들의 경우는 평생 재택근무로 일을 할수 있도록 했고 2030년까지 전직원의 절반이 재택근무를 하는 등 근무형태를 아예 바꿔가고 있다.


트위터 역시 반드시 사무실에 출근해야하는 인력을 제외하고는 영구히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회사방침을 변경했다.

지난 3월 시작된 재택근무가 당초 예상과 달리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연말 혹은 내년까지 이어지는 전망에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루종일 집에서 일을 하면서 집과 업무공간이 분리되지 않는데서 오는 스트레스인데 특히나 좁은 실내에서 지내야하는 뉴욕 거주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교외의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뒤뜰에서 바비큐를 해먹거나 간이 수영장을 설치해서 아이들을 놀게하거나 애완동물을 산책시키는 등 야외활동이 가능한 반면 뉴욕의 좁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야외공간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뉴욕의 살인적인 부동산 가격에도 불구하고 야외공간이 허용되는 주택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바깥 공기를 쐴수 있는 베란다라도 있는 아파트라면 그나마 행운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입주민 모두가 공유하는 옥상 정원 정도가 야외공간의 전부다.

옥상 정원이나 베란다도 없다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공원에 가야한다.

맨해튼의 허파라고 불리는 센트럴파크는 야외공간이 없는 뉴요커들에게 늘 인기가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안에 갇힌 지금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빼곡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은 뉴요커들이 뉴욕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부동산정보업체 질로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말까지 미국내 부동산 시장은 약 2.3% 상승했지만 뉴욕 지역은 1% 상승에 그쳤다.

특히 맨해튼 지역은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1.4% 하락했고 브루클린과 퀸즈 등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반면 뉴욕에서 멀지않으면서도 같은 가격에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가질 수 있는 뉴욕 북부지역이나 뉴저지 지역의 주택 가격은 2% 상승했다.


다른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미국내 집값이 높기로 1위인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가격은 1.5% 하락한 반면 금문교 건너 지역인 마린 카운티는 3%, 실리콘밸리 남쪽의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부동산 가격은 4%가 증가했다.

보스턴과 워싱턴 DC 등의 도시들도 주택 가격이 보합세인 가운데 인근의 교외지역들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뉴요커들이 즐겨찾는 여름휴가지인 롱아일랜드의 햄튼은 부유한 뉴요커들이 코로나를 피해있기 위해 잇달아 주택을 구매하면서 2분기 주택 중간가격이 11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 무려 25%나 가격이 상승했다.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런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온라인을 통한 업무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교외로 빠져나가는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들도 있다.

한편에서는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약 3년간 뉴욕시에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행렬이 있었으나 이후에는 다시 도시로 밀려들어왔다면서 코로나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도시로의 귀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장기적인 주택 시장의 향방은 알수 없지만 당분간 뉴요커들의 야외공간을 향한 갈망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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