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새 고민 "재택근무 비용 절감 어떡하지?"
코로나 유행, 클라우드-데이터 센터 비용 증가, 예산절감에 골머리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의존하게 되면서 그로 인한 비용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이 소유하고 있는 아우디 자동차의 아우디 비즈니스 이노베이션(Audi Business Innovation GmbH)의 경우, 지난 4월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재택근무 직원들이 임대해서 쓰는 원격 컴퓨팅 파워와 소프트웨어 도구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클라우드 비용이 12%나 급증했다. 게다가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회사 전체의 예산은 심한 압박을 받았다.
폴크스바겐 부품의 내부 기술부서인 아우디 비즈니스는 거래처인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와 협력해 사용하지 않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차단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하나를 저렴한 타사 옵션으로 옮겼다. 아우디 비즈니스의 클라우드 담당 부서장 스벤 소넨도르퍼는 "이번 달 아마존 웹서비스 비용이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의 존 딘스데일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기업들이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에 지출한 비용은 964억 달러로 사내 데이터 센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지출 비용을 처음 능가하는 등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기업의 활동이 더 온라인으로 더 많이 전환되면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거대 클라우드 업체들은 호황을 맞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 선두주자인 아마존은 지난 1분기 클라우드 사업부가 102억 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 해 대비 33%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은 오는 30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클라우드 회사들이 누리는 호황은, 많은 회사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에 더 많은 비용을 썼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클라우드 비용 절감을 돕는 덕빌 그룹(Duckbill Group)의 코리 퀸 CEO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기업들(연간 수억 달러까지 지출하는 기업들도 있다)은 향후 더 많은 이용을 약속하면 대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지출을 더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비용이 급증하자 클라우드 비용을 재협상하는 회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퀸 CEO는 "이제 기업들이 더 보수적이 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클라우드 비용이 과다 지출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교통시스템을 위한 티켓팅 및 운행 계획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인 엔투어(Entur AS)는 구글로부터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근 3년 간 지출이 연간 2배씩 늘어났다. 이 회사의 클라우드 운영팀장 토르 마그너스 캣츠버그는 “사업이 잘 나갈 때에는 그래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스칸디나비아 전역의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티켓 판매도 급감했다. 엔투어의 클라우드 사용량은 50% 이상 감소했지만, 회사 앱은 계속 운영되었기 때문에 지난 4월에도 월 10만 달러 안팎의 구글 클라우드 비용은 7% 증가했다.
엔투어는 클라우드 사용 보고서를 검토하고, 출퇴근 시간 동안 몰리는 사용량을 처리하기 위한 추가 클라우드 서버 비용을 내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발견했다. 회사는 곧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고 6월에 클라우드 지출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시장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위 클라우드 제공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주, 2분기 애저(Azure)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오히려 득을 보고 있는 일부 회사들도 클라우드 비용 관리에 나섰다. 화상회의 도구 사용이 급증하면서 코로나 대유행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인 줌비디오 커뮤니케이션 (Zoom Video Communications)은 회사의 갑작스러운 성장에 외부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의존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줌의 2분기 매출 대비 원가는 전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해 매출 증가율을 앞질렀다. 결국 회사는 지난 달, 이익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자체 서버 용량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대유행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비용 지출을 보다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판매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하니스(Harness Inc.)의 조티 밴살 CEO는 "클라우드 비용 지출에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다"며 "대부분의 회사들이 그 비용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니스는 지난 해 하니스에 새로 부임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클라우드 비용이 왜 그렇게 높은 지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는 클라우드 서버 용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했고, 코로나 기간 동안 매월 10만 달러에 달하던 지출 규모를 40% 줄였다.
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이 직원 보상 비용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비용 절감은 더욱 절실하다.
원래 컴퓨팅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것은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내부 IT 부서에 많은 돈을 투자를 하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클라우드 지출이 비용 절감을 위한 최우선 분야가 되었다"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감독하는 멘로벤처스 (Menlo Ventures)의 매트 머피 파트너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