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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 정부 제일 큰 죄, 구조 개혁에 입 닫아버린 것”-2부 / 용적률, 공공임대주택, 재건축문제, 공공복리, 다주택자, 행정수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노동기구, 롤베이스, 공직자, 정부, 투기

2부

 

용적률을 높이는 대신 공공 임대 주택을 확대하는 등 기대 이익 90%를 환수하는 방안은 어떻게 봅니까.

“도심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은 성공하기 쉽지 않아요. 거기에 대해 사람들의 불신이 큽니다. 민간이 따라붙어야 해요. 재건축이라는 것은 자기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에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인데 그걸 공공이 주도하면 효과를 내기 쉽지 않아요. 그러니 벌써부터 조합들이 난색을 표하죠.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이 중요하다고 본다면 적정 인센티브를 주는 게 맞습니다. 용적률을 올리는 만큼 (기대 이익을) 다 빼오게 되면 당초 목표로 한 것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재건축 문제를 보면 사유 재산권 보호와 공공복리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집주인들은 30~40년간 낡은 아파트에 살면서 녹물도 나오는 것을 참았으니 전부 자신의 재산이라고 생각하죠. 반면 우리 사회에서 가격이 오르는 데 대한 반감도 있습니다. 서로 양보해야죠. 동네 도서관과 공원을 만드는 등 지역에 기여하는 쪽으로 개발하면 서로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것을 보면 훨씬 더 급진적입니다. 살고 싶은 동네에 살게 하는 게 상위 목표인데 그러려면 정부가 재건축 초과 이익을 대부분 환수하겠다고 압박하는 식으로 가면 안 됩니다.”


“다주택 투기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됐나”라는 여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일종의 징벌세로 보는 것 같습니다.

“징벌세는 행위를 교정하는 목적입니다. 대표적인 게 담배세죠. 담배를 덜 피우게 하는 게 목적입니다. 징벌세라고 말하는 순간 ‘아 이게 투기를 막으려는 목적이구나’라는 거죠. 일면 이해는 하지만 그러면 왜 1주택자까지 때려잡나 이겁니다. 1주택자가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이 문제냐는 거죠. 종합부동산세라는 것은 무엇이 정책 목표인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돼 계속 있습니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투기를 막겠다면서 1주택자의 피해를 최소화한다고 했습니다.

“뭘 최소화했나 이겁니다. 1주택자에게도 세금이 더 중과됐습니다. 1주택자는 종부세 대상에서 빼줘야죠.”

공직자는 주택을 1채만 가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공무원에게 뭔가를 요구하기 위해선 규정에 명시돼 있어야 합니다. 정치적 분위기에 휩쓸려 공직자 윤리가 바뀌면 안 되죠. 공직자는 1가구 1주택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으면 공무원 규약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고 집어넣을 자신이 없다면 말로 하면 안 됩니다. 공무원이 월급을 갖고 위법한 수단으로 재테크를 했느냐가 중요하지 그것으로 뭘 했느냐가 뭐가 중요한가 싶습니다. 왜 집을 사면 더 나쁘게 취급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일반 개인의 다주택자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여권은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꼽고 있습니다.

“다주택자가 임대하면 공급이 늘고 임대 시장 가격이 떨어져 나쁠 게 없습니다. 다주택자에게 화살을 돌리는 사람들은 매매 시장에서 다주택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것을 빼앗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세금을 중과하고 있죠. 그러면 자기가 살 집 한 채를 빼고 임대 시장에 몇 채 내놓는 사람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죠. 지금 정부에선 별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5~10년 이후 장기적으론 민간 시장이 죽어버릴 수 있습니다.”

윤 의원의 ‘정책의 배신’을 보면 최저임금의 혜택을 보는 것은 중산층 가구이고 실질적 타격은 가난한 비숙련 노동자들이 받는다고 썼습니다. 노사가 주도하는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오랫동안 그렇게 주장했죠. 하지만 지금 노사가 빠지라고 얘기해 봤자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략을 바꿔 일본식으로 가자고 제안합니다. 노사정이 협의하되 ‘룰 베이스’로 가자는 겁니다. 경제 상황과 크게 괴리되지 않게 평균 임금 상승률보다 약간 올리는 수준에서 결정하도록 하자는 거죠. 일본은 지난 5년 동안 3% 내에서 결정하라고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주고 그 안에서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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