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한·미 관계, 미국 요구 관철 압력 강화될 수도
미국 의회를 비롯한 다른 기관과의 관계 개선에도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이 심했던 미국 중앙은행(Fed)과의 관계는 민주당 전통대로 Fed의 독립성을 중시해 나가는 방향으로 복원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가 집권할 경우 최대 과제가 될 코로나19 사태로 풀린 초금융 완화를 정상화하는 출구전략 과제는 전적으로 Fed에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의 관계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적으로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도 통상을 비롯한 경제 관계에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집권 동안 중국에 편향적인 기조를 유지한다면 트럼프 정부 때보다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오바마 정부 시절 때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쇠고기·자동차·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압력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 협력 네트워크(EPN)’ 구상에 한국이 계속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면 갈등이 예상된다.
북한 정책은 트럼프 정부나 자신이 부통령으로 일했던 오바마 정부 시절보다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미국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는 한 북한과의 미온적인 관계 설정은 미국 국민에게 강한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추진 방법에서는 트럼프 정부처럼 한국을 배제한 북한과의 쌍무적인 방법보다 한국과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유엔 등과의 다자 틀 내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정부가 미제로 남길 주한 미군 철수와 방위비 분담 문제도 바이든 정부가 집권해도 계속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2016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막판에 결정적인 한 방, 즉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충격)’가 절실한 상황이다.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 달인 10월에 발생한 뜻하지 않은 사태로, 그때까지 여론 조사 등에서 불리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말한다.
‘슈거 하이(sugar high : 정치 입문생에 대한 일시적 흥분 기대) 효과’가 사라진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될 만한 변수는 없어 보인다. 최대 변수인 미·중 간 경제 패권 마찰이 더 심화되고 있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쉽지 않아 보인다. 복잡한 중동 문제도 마찬가지다.
유일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였던 경기와 증시도 코로나19 사태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선 직전에 발표되는 올해 3분기 성장률이 낮게 나오면 결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의 하나 제2의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집권 1기 때 경제 정책인 트럼프노믹스를 그대로 밀고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