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가 된 캠핑, 쑥쑥 크는 캠핑산업
언택트’ 확산으로 휴가철 캠핑장 예약 건수 급증…유통가 ‘캠핑 용품’ 출시 봇물
매년 휴가철만 되면 발 디딜 곳 없이 붐볐던 인천공항 출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하다. 그 대신 휴가철을 맞아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피해 안락한 공간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고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으며 감염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들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하며 매주 캠핑을 떠나는 전문가부터 이제 막 캠핑에 발을 들여놓은 ‘캠린이(캠핑+어린이)’까지 전국 캠핑장이 붐비기 시작했다. 인기 캠핑장은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덩달아 캠핑 산업도 쑥쑥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업종이 위축되고 있지만 캠핑 산업만은 예외다.
지금 SNS는 ‘캠핑스타그램’ 열풍
캠핑을 즐기는 ‘캠핑족’은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 왔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회공헌재단이 지난 4월 발표한 ‘2018 캠핑 산업 현황 통계 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캠핑 산업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캠핑 이용자 수는 403만 명으로 전년 301만 명 대비 33.9% 증가했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은 등록된 야영장뿐만 아니라 미등록 야영장이나 계곡·산지 등 전국 각지에서 고정적으로 캠핑을 즐기는 인구를 4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캠핑이 소수의 마니아층에서 다수가 즐기는 문화생활이 된 것은 여가 생활에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흔히 캠핑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에서 성장하는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17년 처음 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이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대를 기록한 ‘3050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120달러다.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물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국민소득의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캠핑장을 찾는 이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캠핑장 예약 애플리케이션 ‘땡큐캠핑’에 따르면 2월만 해도 전년 대비 감소했던 캠핑장 예약 건수가 3월에는 지난해 1만3361건에서 110% 증가한 2만8048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4월은 9만4565건으로 90%, 5월은 6만4083건으로 77%, 6월은 8만1003건으로 43%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사람이 붐비는 국내 관광지 등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캠핑’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통계다.
과거 3040 남성들이 주도하던 캠핑이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로 확산된 것도 눈에 띈다. 캠핑이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바람직한 여가법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캠핑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인스타그램에서 ‘캠핑’과 관련한 게시물은 수십만 개에 육박한다. 캠핑에 이제 입문한 초보를 가리키는 ‘캠린이’ 해시태그는 4만6000개, ‘캠핑스타그램’ 해시태그는 36만5000개다. 2030과 여성층에게도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과거 어두운 색상이 주류였던 캠핑 용품들은 최근엔 아이보리·민트·연보라 등 밝은 색깔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는 글램핑, 도심에서 피크닉처럼 즐기는 피크닉, 집에서 캠핑 장비를 사용하면서 캠핑 기분을 내는 홈핑 등 형태가 다양화됐다는 점도 최근 캠핑의 트렌드다. 최근 인기가 높은 것은 차 안에서 1박을 보내는 ‘차박 캠핑’이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이동 수단인 차 안에서 잠을 잘 수 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는 캠핑으로 꼽힌다.
특히 차박 캠핑 열풍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2월 자동차관리법의 개정으로 일반 차량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또 올해 5월부터 화물차의 차종을 변경하지 않아도 차량 적재함에 캠핑용 장비인 ‘캠퍼’를 장착할 수 있게 되면서 차박 캠핑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캠핑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캠핑 용품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그중에서도 차박 캠핑과 관련된 차량용 에어매트와 폴딩 박스 등을 찾는 수요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