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신발 사고 편의점 잔돈 모으고…뭔가 다른 ‘그들’의 투자법
‘동학개미운동’ 주축으로 나선 밀레니얼…암호화폐 투자도 꺼리지 않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인구에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1417만 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세대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각종 경제 활동과 소비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를 주목한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적금과 예금 상품만 설계해선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주저하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고 있다.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도 있다. 연봉과 자산 상황을 지인들과 공유하는 것을 꺼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재테크 정보를 찾는다. 또 고수익을 위해서라면 높은 위험도 기꺼이 감수한다.
적은 돈으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P2P·암호화폐
20대 대학생 윤지혜 씨는 최근 P2P(Peer to Peer Lending) 투자에 푹 빠졌다. 윤 씨가 P2P 투자를 알게 된 것은 친구들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게시 글을 통해서다. 용돈을 아껴 모은 소량의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윤 씨는 아르바이트비로 받은 여윳돈으로 투자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투자와 거리가 멀 것 같은 20대 대학생부터 자금이 많지 않은 30대 사회 초년생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게 ‘P2P 투자’다. 밀레니얼 세대가 P2P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투자 방법이 간편하고 모바일로 접근하기 쉽고 소액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윤지혜 씨는 “큰돈은 아니지만 조금씩 붙는 투자 수익이 눈에 보여 재미있기도 하고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 쉽게 투자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P2P 투자는 상품에 따라 기대 수익률, 투자 기간, 상환 방식 등이 다양해 각자 투자 성향에 맞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모바일로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뱅크샐러드와 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과의 투자 연계로 접근성을 높인 것도 젊은 투자자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P2P 투자 플랫폼 어니스트펀드 관계자는 “제로(0) 금리 시대 재테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젊은 세대들에게 확산됨에 따라 자본금이 부족한 20대는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간편 투자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P2P 투자의 주요 이용층도 밀레니얼 세대다. 어니스트펀드에 따르면 7월 기준 자사 P2P 금융 서비스에 투자한 고객 중 30대가 36.07%로 가장 많았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20대로, 전체 점유율이 28.02%로 30대에 이어 둘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투자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인 30대와 비교해도 8%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전체 투자자 인원수 대비 20대의 비율은 2018년(9%)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무려 18%포인트 증가했다.
어니스트펀드 관계자는 “편리하고 간편한 혁신적인 투자 서비스를 통해 재테크 투자자 연령대를 대폭 낮췄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에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도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다. 2018년 한국을 휩쓴 ‘암호화폐 열풍’에도 밀레니얼 세대가 중심에 있었다. 지난해 12월 주소현 이화여대 교수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를 통해 퍼낸 ‘밀레니얼 세대와 86세대의 금융 행동 이해’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300명 중 21.3%가 선물·옵션·암호화폐 등 고위험 투자 상품을 보유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블록체인캐피털이 미국 성인 20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18세에서 34세 사이 밀레니얼 세대의 42%가 “5년 내 암호화폐 투자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