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업계에서는 합작법인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퍼앱의 기틀을 다진 후 기술기반 서비스의 연속적인 출시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 중심의 글로벌 전략적 판단과 자금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라인의 오래된 꿈인 글로벌 기업 비전과,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뛰는 소프트뱅크의 최근 어려움이 각자의 '니즈'를 채워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전망이다.
초반 성과는 더 거대한 외연 확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태동하는 현지의 ICT 인프라를 얼마나 강력한 현지 최적화 전략으로 묶어내느냐에 시선이 집중된다.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계 일본 플레이어들의 합종연횡과 더불어, 이를 바탕으로 파생될 새로운 시장의 전투 향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글로벌 연대 강해진다
현재 글로벌 ICT 업계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인공지능부터 플랫폼 기반 ICT 시장 전역을 사실상 두 나라가 좌우하는 셈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ICT 시장 거인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초거인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네이버의 생존을 전제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가진 상태다. 그런 이유로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가 GIO(글로벌투자책임자)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ICT 업계에서 제3의 연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과의 연대, 나아가 AI 벨트를 공격적으로 추구하는 이유다. 지난해 개발자 컨퍼런스 DEVIEW 2019를 통해 처음 공개된 AI벨트 플랜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인공지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설 또 다른 글로벌 흐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AI 벨트는 연구자들과 스타트업, 기업의 활발한 교류를 전제하며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학술적 연구도 병행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를 두고 “국경을 초월한 기술 교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베트남도 AI 벨트로 편입됐다. 베트남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춘 하노이과학기술대학과 협력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1956년 설립된 하노이과학기술대학은 베트남 최고 명문 공과대학이다. 네이버가 한국과 일본, 프랑스,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연구 벨트’ 구축을 선언한 상태에서 이번 산학협력으로 AI 벨트의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에 맞설 수 있도록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은 두 기업 결합의 키워드기도 하다. 기업 결합 합의문에 ‘인공지능 테크 컴퍼니’가 ‘일본 사회와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문구까지 명시된 가운데, 두 기업의 다양한 시너지 창출 여부도 눈길을 끈다.
쉽지는 않을 것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존재감에 이어 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초거인급의 슈퍼앱들도 이미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플레이어는 그랩이다.
그랩은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시작해 1억8700만대의 모바일 기기와 연결되어 있다. 온디맨드(on-demand) 운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동남아 8개국 351개 도시 전역에서 음식 배달, 택배 서비스, 디지털 결제, 금융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3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