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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은 우리의 희망이자 설렘, 꿈” / 도심항공교통, 포스트 코로나19, 최정호, 레드오션, 에어버스, 보잉, 드론택시, 디지털 가상현실 기반 체험공간, 김포공항, 휴관, 블루오션, 초음속기

“항공은 우리의 희망이자 설렘, 꿈”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 한국항공 100년사 담은 첫 국립박물관 개관 이끌어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산업은 유례없는 격동기를 맞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항공 역사가 시작된 지 100주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거대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시장 재편이 한창이다. 미래 항공산업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드론택시의 상용화도 눈앞에 뒀다. 그 어느 때보다 항공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한국 항공 역사 100주년인 7월 5일 개관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바로 휴관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22일 재개관했습니다. 항공업도 코로나19로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 다시 시련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비상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4일 서울 김포공항 인근의 국립항공박물관에서 만난 최정호 관장은 항공산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초대관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박물관 자랑과 함께 국내 항공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미래 항공업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국립항공박물관 2층에서 내려다본 전경. 항공독립운동가 안창남 선생이 탔던 금강호(우측 맨앞)가 눈에 띈다. 


“박물관 단순히 보는 시대 지나… 체험으로 차별화”
당초 5월 말 개관 예정이었던 국립항공박물관은 코로나19 탓에 개관이 7월 5일로 한 차례 미뤄졌고, 개관 후에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바로 휴관에 들어가 지난 7월 22일이 돼서야 재개관을 하게 됐다. 어찌 보면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거치며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국내 항공업 역사와도 닮은 부분이 많다.

관장 임명 당시부터 직원들과 함께 운동화를 신고 개관 준비를 해왔다는 최 관장은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어린이와 청소년 등 미래세대들의 꿈 키우는 장소인 만큼 체험과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박물관의 40% 정도를 체험공간으로 만들었다. 직접 체험하면서 항공산업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항공박물관은 항공독립운동으로 시작해 현재는 세계 6위의 항공운송국으로 성장한 한국 항공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담고자 세워졌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면적은 1만8593㎡에 달한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인 큼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그간 국내에 항공박물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항공문화유산의 체계적 관리와 연구, 전시·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립박물관은 없었다. 특히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항공유물과 함께 디지털·가상현실 기반 체험공간 등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항공문화 콘텐츠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박물관 곳곳에는 2000~5000원 정도를 내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시설이 마련돼 있다. 인천공항 관제탑과 보잉747 여객기 조종석으로 구성된 시뮬레이터에서 관제사와 조종사 직업을 체험해볼 수 있으며, 자이로VR(VR영상+360°회전장비)을 통해 곡예비행 중인 블랙이글 부조종석에 동승하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밖에 기내훈련 체험관, 항공레포츠체험관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기존의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박물관과 차별화된 시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날 최 관장은 미래 항공산업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통상 항공기 제작사라고 하면 일반 대중들이 흔히 떠올리는 기업은 유럽의 에어버스(Airbus)와 미국의 보잉(Boeing) 정도다. 하지만 한국의 항공기 제조기술도 이에 못지않다. 단, 대형 여객기가 아닌 전투기 분야에서다.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 자체기술로 초음속기를 개발했으며 세계에서 6번째로 자체 개발 초음속기를 수출했다. 또한 날개 제작기술도 독보적이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2번째로 스마트무인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최 관장은 “한국이 보잉과 에어버스의 대형 여객기는 만들지 못하고 있지만, 민항기의 경우 2인승과 4인승 소형기를 개발한 바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드론택시 등 개인 항공기가 주목받고 있는데 한국이 충분히 세계 시장을 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UAM은 2040년 세계 시장 규모가 730조원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2025년 도심 하늘길을 나는 택시·택배 상용화를 위해 ‘한국형 UAM(K-UAM)’ 로드맵을 발표하고, 도심항공교통 분야 주요 40여개 기관과 업체가 참여하는 ‘도심항공교통 민관협의체(UAM 팀 코리아)’를 발족하기도 했다.

미래 신신업인 UAM 현실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로드맵을 마련하고 민·관이 대거 참여하는 정책공동체를 만든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최초다. 이에 따라 이미 레드오션인 대형 여객기 시장이 아닌 미래 이동체에 집중하는 경우 한국이 시장 선점은 물론 세계 표준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최 관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좀 이를지 몰라도 앞으로 또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그러면 그때도 전 세계 항공사들이 셧다운할 것인지 그런 것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방역 기준이 정해지는 경우 국가가 개인에 대한 방역증명서나 안전증명서 등을 발급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 관장은 국가가 나서 보장해주는 사람이라면 다른 나라에서도 안전하다는 믿음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리스로 인한 금융비용 등도 항공사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기업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안전장치들도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관장은 “앞으로 국립항공박물관이 미래세대 꿈을 주는 곳이자 온 국민들이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단순히 유물을 보는 공간이 아닌 인재양성기능, 산업 활성화 기능 등을 갖춘 항공산업의 허브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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