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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이끌 양대 성장 축은 ‘IT·기후변화 대응 산업’-1부 /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 나스닥, 페이스북, 구글알파벳, 넷플릭스, 아마존, 조바이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T버블

1부

2020년대 이끌 양대 성장 축은 ‘IT·기후변화 대응 산업’

기후변화 대응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는 유럽·미국
‘고용 없는 성장’ 해결책으로 떠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후 전 세계 증시를 이끌던 미국 대형 기술주의 상승세가 주춤하다. 기술주로 과도한 쏠림에 대한 경계심과 백신 개발 기대로 그동안 비대면(언택트) 산업에 비해 뒤처졌던 전통 산업들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 기업들에 성장 주도권을 빼앗긴 유로존 리더십은 기후 변화 대응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미국 역시 기술 기업들이 주도하는 ‘고용 없는 성장’을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산업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기술 기업 규제를 통해 정보기술(IT)에서 기후 변화 대응 산업으로 성장 동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대표 성장주의 장기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주와 함께 기후 변화 대응 산업이 성장 동력의 양 축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7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기술주의 장기 상승 추세는 유지될 것

미국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 산업지수는 3월 저점 이후 7월 22일까지 각각 46%, 45%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6% 급등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7월 10일 이후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5% 상승에 그치며 각각 5.1%, 3.9% 오른 다우 산업지수와 S&P500지수에 비해 조금 뒤처지는 중이다.

업종별로 나눠 보면 분위기는 더욱 뚜렷하다. S&P500의 11개 업종 중 그동안 ‘성장주’로 분류되며 시장을 주도하던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경기 소비재 등 범IT 업종의 성과는 모두 S&P500지수보다 덜 올랐다. IT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포함돼 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는 페이스북·구글알파벳·넷플릭스 등이, 경기 소비재에는 아마존이 포함돼 있다. 같은 기간 애플을 제외한 다섯 개 종목은 오히려 평균 1.2% 하락했다.

최근 대형 기술주의 상승 탄력 둔화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 기술주로의 과도한 쏠림에 대한 경계심이 나타나고 있다. BoA메릴린치의 7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술주는 7월에도 ‘가장 몰려 있는 거래(the most crowded trade)’에 꼽혔다. 미국 기술주를 꼽은 비율은 74%로 ‘가장 몰려 있는 거래’를 조사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둘째,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긍정적 소식들이 늘어나면서 경제를 다시 열게 됐을 때 수혜를 볼 수 있는 항공주와 자동차, 산업재와 소재, 에너지, 금융 등 그동안 언택트 산업에 비해 뒤처졌던 경기 민감주 또는 전통 산업의 반등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술주의 상승세는 끝물일까. 기술주의 상승세를 가로막을 수 있는 위험 요인은 규제다. 베팅사이트에서 미국의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를 웃돈다. 현재 민주당은 하원, 공화당은 상원에서 다수당인데 이번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될 확률은 60%로 예상된다. 대형 기술주의 상승세는 경쟁 기업 인수와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경쟁 기업 인수는 가격 담합과 함께 독점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기술 기업들은 경쟁 기업 인수를 통해 성장성을 유지해 왔다. 기술 업종의 경쟁 저하를 막겠다는 논리로 경쟁 기업 인수를 제한하면 기술주의 성장 기대가 약해질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기업들은 이익 잉여금을 이용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순자산(자본)을 낮춰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순이익 성장세가 약해지는 기업들이 EPS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고 부채를 조달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기업의 자본 구조가 충격에 취약해졌다는 비판도 있다.

다만 기술주의 단기 상승세가 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IT 버블 당시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환경이다. 앞서 언급했던 6개 대형 기술 기업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36%에 달한다. 아마존의 주가는 연초 이후 67%,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 30% 이상씩 상승했다. 지수가 급등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은 34.2배로 지수 급락 직전인 26.3배에 비해 30% 상승했다.

하지만 IT 버블 당시보다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과도하게 높지는 않다. IT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은 현재 25.5배다. IT 버블 당시에는 56.8배까지 상승했다. IT 버블 당시에 비해 지금은 기술주의 실적 전망이 견고해 성장성이 강한 기술주에 우호적인 환경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경제 성장 기대가 낮아지면서 경기와 무관한 성장성을 보이는 기술 업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경제 주체들이 코로나19로 생긴 경제의 공백을 부채로 채우면서 부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저금리를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기술주와 같은 성장주에 긍정적인 환경이다. 단기적 속도 조절과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형 기술주의 장기적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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