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사업 다각화 전략 통했다
올 2분기, 21년만에 최대 분기실적
2018년임재택 대표 취임 후 지속적인 인재영입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연이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한양증권이 21년 만에 분기·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타 증권사 실적 개선에는 동학개미운동으로 인한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가 큰 역할을 했지만, 한양증권은 IB(기업금융), 채권, 자산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이 돋보였다. 이런 상승세는 임재택 대표이사 취임 이후 지속해서 추진해온 인재 영입과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1년만 반기·분기 최대 실적… DCM ·부동산 PF 성장세 효과
18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6% 증가한 278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47억원, 199억5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4%, 78% 상승을 기록했다. 이번 상반기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13%로 지난해 8% 대비 크게 성장했다.
한양증권의 상반기 호실적은 기업금융 부문이 주도했으며, 그중에서도 채권발생시장(DCM)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실적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양증권은 올해 2분기 회사채(SB), 여전채(FB), 자산담보부채권(ASB) 등 2조4330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DCM 발행시장에서 업계 6위에 올랐다. 다만 지난 7월에만 1조원 수준의 주관실적을 기록해, 이를 포함한 성적은 업계 4위다.
DCM 부분의 실적은 대부분은 FB 부문에서 나왔다. FB 실적만 놓고 봤을 때 한양증권의 2분기 매출은 1조5400억원으로 3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1조6850억원)과는 불과 145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양증권이 과거 대형 투자은행의 영역이었던 DCM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임재택 사장 주도로 시작한 조직 혁신이 만들어낸 결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FICC 세일즈팀은 지난 7월 KB증권 출신 이준규 팀장과 후배 팀원의 영입 이후, 관련 영업수익 2019년 기준 140억으로 전년 대비 두 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 팀장은 여전사채권 시장 3대 전문가로 꼽히는 김경일 KB증권 전무(채권본부장)의 수제자격 후배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한양증권은 미래에셋대우에서 채권업무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인재 영입에 대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양증권 채권 부분 관계자는 “FICC 부서의 이 부서장을 중심으로 부서 내 인력이 각자의 노하우를 통해 세일즈에 나선 게 좋은 실적을 이끌었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PF 관련 성장세도 올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리츠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이 PF 부문 채무보증 규모를 감축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통해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채무보증 비율을 '부동산채무보증비율'로 규정했다. 이를 최대 100%로 제한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의 선두주자인 메리츠증권의 지난 6월 말 PF 부문 채무보증 규모는 6조2000억으로 지난해 12월(8조5000억)과 비교하면 2조원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사 채무보증 규모가 줄어든 만큼 한양증권을 비롯한 중소형 증권사의 관련 수익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한양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 등을 신설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임재택 대표의 "지속성장 가능한 플랫폼" 현실화
이처럼 한양증권이 수익 다변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면서, 임재택 대표의 경영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임 대표는 2018년 취임 이후 매년 다양한 조직개편과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속성장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목적으로, 연이은 실적 개선을 통해 이를 현실화 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임 대표는 2018년부터 투자금융본부, MS운용본부, 구조화금융본부, AI운용본부, 특수IB센터 등을 신설했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한다'라는 기조하에 우수인재를 지속 영입한 결과, 2018년 초 227명이던 임직원은 현재 332명으로 2년 새 105명이나 늘어났다.
또한, 창립 63주년을 맞아 43년 만에 기업 로고(CI)를 변경하기도 했다. 기업 정신을 부각하기 위해 CI에 '사람 인(人)' 형상을 합성하기도 했다. 일시적 성장이 아닌 지속성장에 방향성을 둔다는 의미 또한 담았다. 최근 비둘기 우체국, 브라운백 미팅, 워라밸 문화 장착 등을 통해 기업문화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올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임재택 대표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와 지속성장을 통해 한양증권을 가장 강력한 증권사로 만들어 놓겠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