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그래도 아파트… ‘똑똑한 한 채’ 언제 사야할까
3040이 주도한 매매시장… 청약, 기존 주택 놓고 정책 변수 따져봐야
내 집 하나 마련하기 참 힘들다. 기존 아파트를 매매하려고 해도 너무 올랐다. 서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는다. 한 민간 부동산 시장조사업체가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더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광진구 등의 가격이 올랐다.
청약 당첨도 어려워졌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청약 당첨 가점 평균 70점이 넘는 단지들이 나왔다. 4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을 모두 충족해도 69점이다. 70점이 넘는 건 그만큼 어렵다. 귀하다는 청약 만점(84점)자도 종종 나온다. 청약이 힘들어지니 분양권 시장은 반사이익으로 수요 활황을 이어갔다.
서둘러 아파트 사들이는 3040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45만2123건이다. 부동산 매매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의 반기별 거래량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지난 5월에서 6월 사이는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5만7426건에서 10만2482건으로 거래량이 2배 가까이 뛰었다.
거래를 주도한 건 3040이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30대는 10만 3619건, 40대는 12만3637건으로 총 22만7256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거래건수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전체 매입자 2명 중 1명이 30대 혹은 40대라는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차이가 크다. 2019년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30대는 4만6175건, 40대는 5만5579건, 총 10만1754건이다. 올해 거래량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이렇게 거래량이 폭증한 건, 부동산 시장에 불안심리가 가중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퍼졌기 때문이다.
집값은 최대치로 올랐다. 업계에서는 6·17 규제 대책 막차 매수세 영향으로 분석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월간 주택종합(공동주택·다세대연립·단독)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61% 상승했다. 지난 2011년 4월(1.14%) 이래 월간 기준 오름폭이 가장 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6·17 대책 발표에 시행일 이전 저금리 유동성으로 인한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상승폭을 키웠다”며 “다주택자와 법인 등에 대한 세제 강화 등을 담은 7·10 보완 대책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7·10 대책과 7·22 세법 개정안 발표 이후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정부의 규제 대책 여파에 풍선효과 덕을 본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 호가는 올라가지만 실거래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수도 이전설에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세종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언젠가 호가가 실거래로 굳혀진다”고 덧붙였다.
“요즘 사려고 하는 사람도 없어요”
부동산 규제가 계속 강해지면서 이왕이면 ‘똘똘한 한 채(선호도도 높고 입지 가치도 높은 주택)’에 대한 수요심리가 강해졌다. 특히 서울에 수요가 쏠렸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만난 한 수요자는 “지방에 있는 아파트 다 팔아서 서울 아파트 한 채 사는 게 낫다”고 전했다.
그러나 8월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는 사라졌다. 지난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건수는 이날 기준 204건이다. 전년 동월(8월) 6606건과 비교했을 때 5%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이달 강남4구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거래는 강남구 5건, 서초구 17건, 송파구 6건, 강동구 16건이다.
2부에 계속...